오는 17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인공지능대회(WAIC)는 미·중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볼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 첨단 AI 모델 통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독자적인 AI 모델, AI 칩, 컴퓨팅 인프라 등을 뽐내며 '중국형 AI 생태계'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IT 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중국 상해에서 '더 밝은 미래를 위한 AI 파트너십'을 주제로 WAIC 2026이 열린다.
2018년부터 시작된 WAIC는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는 AI 관련 산업 박람회다. 올해에는 약 1100개 기업이 참가하고 300개 이상의 새로운 AI 설루션이 공개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WAIC는 단순히 첨단 AI 기술력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넘어 미국 중심의 AI 질서에 맞서 중국의 독자 AI 생태계 구축 전략을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WAIC 2026을 소개하며 "기술 혁신을 함께 논의하고 성과를 함께 증진하며 포용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해 모두의 이익을 위한 인공지능 발전을 이끌고 글로벌 AI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AI를 국가 경쟁력과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기술로 인식하며 관리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앤트로픽의 미토스가 공개된 이후 해외 접근권을 제한했다. 고성능 AI가 사이버 공격이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조치였다.
중국도 앤트로픽의 미토스에 필적하는 성능의 AI 모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국 AI 기업 지푸가 최근 공개한 차세대 범용 AI 모델 GLM-5.2, 보안업체 360시큐리티테크놀로지의 모델 투룽펑 등은 미토스와 비견될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첨단 모델과 성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중국 역시 이러한 자국 기업들의 첨단 AI 모델 접근권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중국 당국은 최근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지푸 등과 현재 운영 중인 모델 및 차세대 모델들의 해외 접근권을 제한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AI가 산업 경쟁력과 국가 안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전략 기술로 평가받는 흐름 속에서 올해 WAIC는 중국 AI 생태계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중국 화웨이는 올해 WAIC에서 AI 컴퓨팅 시스템 아틀라스 950 슈퍼팟을 선보일 예정이다. 8000개 이상의 AI 칩을 연결해 하나의 컴퓨터처럼 운용할 수 있는 아틀라스 950 슈퍼팟은 AI 신경망 및 머신 러닝 작업 등에서 최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산 GPU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설루션으로 평가된다.
이외에도 AI 에이전트폰, 최신 AI 모델, 산업용 AI, 로보틱스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해 WAIC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자국 중심의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향후 글로벌 AI 시장도 기술뿐 아니라 모델 접근권과 컴퓨팅 자원, 데이터까지 포함한 '생태계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