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2026.7.3 © 뉴스1 허경 기자
SK텔레콤이 차세대 통합전산시스템(BSS)의 AI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글로벌 이동통신사들과 손잡고 '에이전틱 AI'(Agentic AI·행동형 AI) 비즈니스의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 냈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는 올 초 '전사 AX(AI전환)' 를 천명하고 모든 SK텔레콤 임직원들이 1인 1에이전트를 만들어 업무에 적용토록 하고 이를 KPI(성과 관리 지표)에 반영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런 SK텔레콤이 통신회사의 핵심 시스템인 BSS에 에이전틱 AI를 적용하면서 AX 선두주자라는자신감을 내보인 것이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글로벌 통신·기술 행사 'DTW(Digital Transformation World) 이그나이트'에 참가해 BSS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기 위한 글로벌 공동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공개했다.
BSS는 상품 관리, 주문, 과금, 청구 등 통신사의 핵심 비즈니스 운영을 총괄하는 전산 시스템이다. 서비스의 정확성과 확장성을 결정짓는 통신사의 '심장'과 같은 인프라로 꼽힌다.
그간 통신 업계는 노후화된 전산 시스템을 디지털화하기 위해 오랜 기간 공을 들여왔으나, 수십 년간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한꺼번에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이를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에이전틱 AI 접목에 주목해 왔다.
이번 프로젝트는 SK텔레콤을 필두로 아마존웹서비스(AWS), 도이치텔레콤, 텔레포니카 등 미주·유럽·아시아의 글로벌 통신사 및 빅테크 기업들이 뜻을 모아 공동 진행했다. 이들은 통신사들이 BSS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표준 가이드라인을 담은 '통신 AI 에이전트 필수 프레임워크'를 정립해 공식 발표했다.
특히 자체 AI 비서 서비스 '에이닷' 등 독자적인 AI 기술력을 보유한 SK텔레콤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단순 참여자인 '서브 파트너'에 머물지 않고, 전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챔피언' 역할을 맡아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 리더십을 입증했다.
말만 하는 AI 넘어 직접 실행…한계 깬 표준 아키텍처
이번 성과 발표에 앞서 글로벌 통신 협의체 에이전틱 AI 상용화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AI가 시스템의 운영 맥락을 정확히 짚어내는 '이해 가능성'과 이를 안전하게 통제할 '거버넌스 체계'라는 두 가지 장벽이 존재한다고 지적해 왔다.
실제 통신 업무 현장에서는 고객 요청을 파악해 정보를 찾고 최적의 상품을 제안하는 등 다양한 BSS 영역에 AI 접목을 시도 중이다. 하지만 이를 개별 업무별로 따로 개발하는 기존 방식은 한계가 명확했다. 여러 전산 시스템과 안전하게 연동해야 할 뿐만 아니라, 업무별 중복 개발을 막아줄 공통 구조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글로벌 연합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 같은 걸림돌을 해결했다. 이들은 △AI 에이전트 도입 설계 방식 △BSS 시스템 연동 구조 △AI 에이전트 운영·점검 절차 △반복 활용 가능한 공통 기능 및 적용 구조 등을 표준화했다. 이를 활용하면 통신사는 검증된 프레임워크 위에서 AI 에이전트를 다양한 BSS 업무에 빠르게 확장 이식할 수 있어, 도입 속도를 높이고 기술적 리스크는 대폭 낮출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가입자 정보를 활용하고 실제 내부 핵심 업무 시스템을 제어·호출하는 만큼, 철저한 고객 데이터 보호와 보안·거버넌스 기준도 함께 확립했다. 개인정보 보호, 권한 확인, 가입자 동의 여부 검증 등 전 주기를 아우르는 촘촘한 관리 체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프레임워크에는 △고객 데이터 보호 방식 △권한·정책 기반 거버넌스 △보안·규제 프로세스 구조화 △고객 영향도가 큰 핵심 업무에 대한 추가 확인(인간의 감독)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AI 에이전트가 필요한 고객 정보를 정해진 범위 안에서만 활용하고, 실제 시스템을 호출하기 직전에 권한과 동의 여부를 실시간으로 재검증하도록 설계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재헌 콕 짚은 'BSS AI 전환'…통신 전 영역에 적용
이번 프로젝트 결과물은 SK텔레콤이 BSS의 AI 전환 의지를 강력히 피력한 뒤 발표된 첫 성과물이기도 하다.
앞서 SK텔레콤은 BSS 영역의 AI 전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 왔다.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 기자간담회에서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는 통신 전 영역에 AI를 적용하는 대전환을 통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향후 영업전산, 회선관리, 과금시스템 등 모든 통합시스템을 AI 중심으로 구축해 초(超)개인화된 고객 요구를 즉각적으로 반영한 요금제와 멤버십 등을 설계·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모든 시스템에 걸쳐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아무도 신뢰하지 않는 보안 원칙)' 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철저한 인증과 권한 관리, 망 세분화, AI 기반 통합보안관제 등을 통해 보안 수준을 최고 단계로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글로벌 탑티어 이동통신사들이 대거 참여한 만큼, 향후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간 파편화된 기술에 머물던 AI 에이전트를 BSS에 실제 적용할 수 있는 표준적 기반을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통신사 및 기술 기업과 협력해 안전하고 확장 가능한 AI 적용 모델을 지속 고도화함으로써 차세대 BSS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mk503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