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카페 퇴출" 칼 빼든 네이버…AI탭 신뢰도 높이기 총력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7월 14일, 오후 04:02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네이버(NAVER(035420))가 핵심 커뮤니티 서비스인 ‘네이버 카페’에 대해 전례 없는 수준의 정화 작업에 착수했다. 수십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대형 카페들이 잇달아 ‘접근제한(일시 중단)’ 조치를 받으면서 단순한 운영 정책 강화가 아니라 AI 시대를 겨냥한 플랫폼 체질 개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료=네이버, IT업계)
(자료=네이버, IT업계)
14일 IT·마케팅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한 달여 동안 미즈넷(32만명), 아이러브 부산맘(26만명), 컬처블룸(22만명), 네영카(18만명) 등 대형 카페 10여 곳에 접근제한 조치를 내렸다. 해당 카페들은 수만 개의 비정상 계정을 강제 탈퇴시키고 수년간 누적된 광고성 게시글과 매크로 게시물을 대거 삭제한 뒤에야 서비스가 정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기업형 바이럴 마케팅이 플랫폼의 허용 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일부 마케팅 업체들은 다수의 계정과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 VPN을 결합해 일반 이용자인 것처럼 글과 댓글을 작성하고 특정 게시물을 상위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광고를 집행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바이럴 마케팅이다. 예를 들어 육아 카페에서 한 이용자가 “임신 20주인데 몸 상태가 괜찮을까요”라고 질문하면 여러 계정이 자연스럽게 특정 건강식품이나 브랜드를 추천하는 댓글을 남기는 방식이다. 겉으로는 실제 이용자의 경험담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조직적인 광고인 셈이다.

이번에 적발된 카페들에서는 △과도한 제휴(어필리에이트) 광고 링크 △매크로를 이용한 다계정 운영 △VPN을 통한 IP 우회 접속 △특정 시간대의 인위적인 트래픽 증가 △광고 목적의 비정상 계정 대량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IT업계는 네이버가 강경 대응에 나선 배경으로 AI 신뢰성 강화를 이유로 꼽는다. 생성형 AI 검색 시대에는 콘텐츠의 양보다 품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네이버 AI 브리핑 검색 결과의 약 70%는 블로그와 카페 등 이용자 생성 콘텐츠(UGC)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AI가 답변을 생성하거나 인용하는 데이터의 상당 부분이 카페 게시글인 만큼 광고성 글이나 허위 정보가 많아질수록 AI 검색의 신뢰도도 함께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최근 시행된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에 맞춰 대규모 자정 작용을 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디어 업계 전문가는 “정보통신망법 개정 이후에 적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네이버와 같은 대형 플랫폼은 조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선제적인 조치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모바일인덱스)
(자료=모바일인덱스)
시장 환경도 네이버를 압박하고 있다. 최근 지역 커뮤니티를 앞세운 당근이 이용자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네이버 카페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지에이웍스 솔루션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의 이용자 지표를 보면 네이버 카페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780만명 수준에서 747만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당근은 같은 기간 1787만명에서 2190만명으로 늘어나며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이용자 체류시간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네이버 카페의 총 사용시간은 2774만 시간에서 1963만 시간으로 약 29% 감소한 반면 당근은 4354만 시간에서 5157만 시간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상업성 광고와 바이럴 게시물에 피로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상대적으로 광고가 적은 지역 커뮤니티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이에 따라 ‘징계’와 ‘보상’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내놨다.

우선 광고성 어뷰징에는 강력한 제재를 이어가는 한편 정상적인 이용자들의 활동은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최근 카페 운영자가 우수 회원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할 수 있는 ‘멤버 보상’ 기능을 도입했다. 게시글과 댓글 작성, 조회수, 공감 등을 종합 평가해 우수 활동자에게 건당 최대 50만원, 월 최대 200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생활밀착형 카페를 대상으로 총 2억원 규모의 ‘티키타카페’ 이벤트를 진행해 우수 카페에는 최대 100만원의 성장 지원금을 제공한다. 여기에 AI 브리핑에 기여하는 우수 창작자를 대상으로 하는 ‘네이버 메이트’ 프로그램도 카페 영역까지 확대해 월 최대 1000만원의 활동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번 조치가 특정 법률 시행이나 AI 검색 개편 일정과 직접 연관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접근제한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이나 AI 검색 고도화와는 무관하다”며 “안전한 커뮤니티 환경 조성을 위해 운영정책에 따라 매크로 프로그램이나 반복적인 광고 게시물 등 어뷰징 행위는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재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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