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웹툰을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만사모)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석·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이 지난 7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카카오픽코마 오피스를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일본 만화 시장이 지난해 7년 만에 역성장하고 전자만화 성장률도 2%대로 둔화되는 등 성장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카카오픽코마와 라인망가는 AI와 글로벌 유통, 오프라인 굿즈를 결합한 새로운 수익 모델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숏폼으로 유도하고 굿즈로 묶는다… 카카오픽코마의 ‘동반 상승’ 전략
15일 일본 만화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가 꺼내든 승부수는 AI 기반 숏폼 영상이다. 원작 웹툰 한 회를 AI를 활용해 2~3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공개하고, 이를 본 이용자가 다음 이야기를 보기 위해 웹툰과 웹소설을 유료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웹툰을 서비스하는 플랫폼을 넘어 숏폼 영상을 새로운 유입 채널로 활용하는 구조다.
우선 콘텐츠 공개 시점의 ‘시차 전략’을 썼다. 숏폼 영상으로 작품에 흥미를 느낀 이용자들이 원작의 세부 스토리와 세계관을 확인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웹툰과 웹소설로 이동하도록 설계했다. 업계에서는 웹소설과 웹툰, AI 숏폼 영상이 함께 소비되는 선순환 구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카카오픽코마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일본 특유의 랜덤 굿즈 문화를 활용한 ‘픽코마쿠지’를 플랫폼과 결합해 독점 작품 중심의 굿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주문을 받은 뒤 제작하는 방식이어서 재고 부담이 적고, AI와 이용자 참여를 활용해 제작 비용도 낮췄다. 팬덤을 플랫폼 안에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도 노리고 있다.
김재용 카카오픽코마 대표는 “웹소설, 웹툰, AI 동영상, 쿠지까지 네 가지 콘텐츠가 서로 이용자를 끌어주는 ‘동반 상승’ 구조를 만들었다”며 “이제는 하나의 IP가 여러 콘텐츠를 함께 성장시키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김재용 카카오픽코마 대표가 지난 7일 일본 도쿄 카카오픽코마 오피스를 방문한 만사모 등 민간사절단에게 일본 만화산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네이버웹툰의 일본 서비스인 라인망가는 창작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도전만화’ 모델을 현지화한 ‘라인망가 인디즈’를 통해 신인 작가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올리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사타 하나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 에디토리얼팀 리더는 이데일리와 만나 “인디즈를 통해 정식 연재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작가가 앞에 서고 플랫폼은 뒤에서 지원하는 것이 핵심 철학”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판사 중심의 획일적인 편집보다 창작자의 자율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환경이 일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인망가는 발굴한 작품을 정식 연재에 그치지 않고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영화, 해외 동시 연재까지 연결하는 글로벌 미디어믹스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팬덤을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다.
김신배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 공동대표가 지난 7일 일본 도쿄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 오피스를 방문한 만사모 등 민간사절단에게 일본 만화산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양사의 전략은 다르지만 공통점도 분명하다. 단순히 웹툰을 유통하는 플랫폼을 넘어 웹툰·웹소설·영상·굿즈·글로벌 유통을 하나의 IP 생태계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픽코마는 AI를 활용해 콘텐츠 소비를 확장하고, 라인망가는 창작자 육성과 글로벌 유통망을 결합해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 출판만화 산업이 단행본 판매 중심의 성장 모델에 머물러 있는 사이 한국 플랫폼들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앞세워 새로운 성장 공식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쿄에서 카카오픽코마와 라인망가를 방문한 국회 ‘만화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만사모)’ 회장인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의 탄탄한 원천 IP와 한국의 디지털 제작·유통 역량이 결합하면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새로운 공동 성장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