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민효 메디치바이오 대표. (사진= 메디치바이오)
기민효 메디치바이오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전자 치료제 시장이 확대될수록 약물 전달 기술의 중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노바원어드바이저에 따르면 유전자·세포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259억달러에서 2034년 1193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유전자 전달 기술 시장도 62억달러에서 2034년 228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메디치바이오는 독자 이온화지질 라이브러리와 특허 자유도(FTO)를 기반으로, 유전자치료제의 약물전달체로 활용되는 지질나노입자(LNP) 플랫폼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2021년 11월 설립된 회사는 종근당과 삼진제약에서 약물 전달과 신약 개발을 연구한 연구진을 중심으로 출범했다. 기 대표 역시 종근당과 삼진제약에서 연구실장 및 연구소장으로 각각 21년, 6년간 재직하며 신약과 약물전달, 개량신약 등 다양한 연구개발 경험을 쌓았다.
◇국소주사는 ‘머물게’, 전신주사는 ‘반복투여’ 가능하게
메디치바이오가 강조하는 LNP 플랫폼의 차별점은 투여 방식에 따라 전달체 설계를 달리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기존 글로벌 LNP 전달체의 한계로 지목돼온 반복 투여와 면역원성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근육에 투여하는 국소전달 LNP는 주사 부위에 최대한 머무르도록 하고, 정맥으로 투여하는 전신전달 LNP는 반복 투여에도 전달 효율이 유지되도록 개발했다. 투여 경로별로 서로 다른 미충족 수요를 겨냥한 전략이다.
기 대표는 “백신에 많이 사용되는 국소전달 LNP는 주사 부위를 벗어나 불필요하게 전신으로 확산하면 예상하지 못한 조직에서 항원이 발현될 가능성이 있다”며 “근육 주변의 면역세포나 림프절에 집중적으로 머무르게 하는 ‘로컬라이징’ 기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메디치바이오의 국소전달 LNP는 기존 화이자나 모더나 기술보다 체내 확산이 더 적으면서 백신 효력이 우수한 특징을 지닌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회사는 자체 지질 라이브러리 스크리닝을 통해 국소 전달에 적합한 이온화지질 후보를 선별했다.
유전자 치료제에 주로 쓰이는 전신전달 LNP에서는 반복투여 가능성이 핵심 경쟁력이다. 기 대표는 “유전자 치료제 개발의 가장 큰 큰 허들이 LNP가 체내를 순환하는 과정에서 면역세포에 포획되는 것”이라며 “투여가 반복될수록 LNP가 더 빠르게 제거돼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복투여 환경에서도 전달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전신투여용 LNP를 확보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메디치바이오는 차세대 인비보(In vivo) CAR-T·CAR-M 기반 세포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표적전달 LNP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국소전달과 전신전달을 넘어 표적전달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차세대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범용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확장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 과제 통해 플랫폼 사업화·기술 적용 ‘가시화’
메디치바이오는 다양한 모달리티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LNP 전달 플랫폼을 바탕으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도약패키지(딥테크 특화형) △질병관리청의 한타바이러스 백신 개발 과제 △보건산업진흥원의 유전자 편집 치료제 과제 등 세 건의 정부 연구개발(R&D) 과제에도 선정됐다.
창업도약패키지는 차세대 바이오·헬스 분야의 원천기술 및 플랫폼 기술 사업화를 지원하는 정부 사업이다. 메디치바이오는 ‘mRNA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고효율 mRNA-LNP 전달체의 사업화’를 주제로 과제에 선정됐다.
질병청 과제는 ‘우선순위 감염병 대유행 대비 신속개발기술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과제다. 메디치바이오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백신혁신센터 및 아이진과 함께 sa-mRNA 기반 한타바이러스 백신 개발 연구에 참여해 핵심 전달체인 LNP 플랫폼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기 대표는 “기존에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한타바이러스 백신(한타박스)은 쥐나 설치류에 의해 감염이 사람한테 이뤄지기 때문에 군부대 등에서 맞고 있는데, 개발한 지 20년 가까이 돼서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며 “이번 컨소시엄이 개발할 수 있는 기본 기술들을 확보해 2년 안에 IND 준비까지 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보건산업진흥원 유전자 편집 치료제 과제는 ‘유전자·RNA 및 후성유전체 편집·제어 기술 기반의 유전자치료제 임상 최적화 연구’를 목표로 한다. 메디치바이오는 대한뉴팜과 함께 후성유전체 편집 기술 기반의 근원적 HBV 유전자 치료제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회사는 간 표적 mRNA-LNP 전달체 개발 및 제형 최적화를 담당하며, 차세대 유전자 치료 분야로서 유전자 플랫폼 분야의 플랫폼 확장 가능성도 검증해 나갈 계획이다.
기 대표는 “플랫폼 자체를 사업화하는 과제와 LNP를 실제 백신·치료제에 적용하는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며 “정부 과제를 통해 플랫폼의 성능을 검증하고 임상 단계로 이어질 수 있는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시리즈 A 유치…‘투트랙 전략’으로 수익 안전성도 확보
메디치바이오는 수익성 측면에서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 일반적인 바이오벤처가 기술수출 성사 여부에 따라 실적과 기업가치가 크게 좌우되는 것과 달리, 메디치바이오는 LNP 플랫폼 생산·공급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는 한편, In vivo CAR-T 대형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전략이다.
기 대표는 “국소용 및 전신투여용 LNP 플랫폼은 특정 기업 한 곳에 모든 권한을 넘기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파트너사에 개별 파이프라인별 사용 권한을 부여하는 ‘일대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파트너사가 자체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해 임상 단계에 진입하면, 임상시험용으로 필요한 GMP그레이드(grade) LNP 원료나 전달물질을 회사가 직접 생산해 공급하는 식으로도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라이선스 수익에 더해 임상용 소재 공급 매출까지 자동적으로 따라붙는 사업 모델이라는 것이다.
기 대표는 “현재 연간 매출은 높지는 않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1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LNP 생산 사업을 통해 매출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LNP 생산·공급 사업만으로 2029년 약 1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이처럼 매출 기반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9년을 기업공개(IPO) 목표 시점으로 잡고 있다.
여기에 추가적인 상방 요인으로는 In vivo CAR LNP 플랫폼 기술이전이 꼽힌다. 기 대표는 “2027~2028년 In vivo CAR LNP 플랫폼의 글로벌 빅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술이전이 성사될 경우 현재 예상하는 LNP 사업 매출 150억원과는 별개로 큰 폭의 수익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디치바이오는 지난달 시리즈 A 투자 라운드에서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이에스인베스터, 대덕벤처파트너스로부터 총 4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존 시리즈 A 투자자인 아이진, 오라클벤처투자, 미리어드파트너스를 포함해 시리즈 A의 총 유치금액은 64억원 규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