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빈준길 뉴로핏(380550) 대표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의료 AI 업계가 수가 진입과 예산 한계로 정체기를 겪는 것과 달리, 뉴로핏은 치료 영역에서 뚜렷한 상업화 돌파구를 찾았기 때문이다.
빈준길 대표는 "진단 AI는 의료진을 보조하는 플러스 알파의 개념이지만, 치료 기기는 해당 솔루션이 없으면 새로운 의료 행위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이 직관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병원과 환자 모두를 만족시키며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로핏 빈준길 대표가 인터뷰에서 자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로핏)
◇뉴로핏, 전자약 임상만 10년...매출 시작됐다
9일 회사 측에 따르면 최근 '전자약' 시장에서 본격적인 매출이 나오기 시작했다. 창업 초기부터 준비했던 뇌 전기자극 치료 기술이 10년 만에 결실을 맺은 셈이다. 아직 몇억원 수준이지만 향후 포텐셜이 크다는 게 빈준길 대표의 설명이다.
빈준길 뉴로핏 대표는 "저희가 최근에 확장을 하는 개념이 아니라 창업부터 계속 하고 있던 사업"이라며 "2018년 연구용 소프트웨어 출시, 2021년 tDCS 기기 3등급 허가에 이어 작년 혁신의료기술 등재까지 1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뉴로핏의 개인 맞춤형 경두개직류자극술(tDCS) 솔루션은 지난해 혁신의료기술로 선정됐다. 뇌졸중으로 손가락 운동 기능이 마비된 환자의 회복을 돕는 목적으로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2025년 7월부터 2028년 6월까지 임상 현장에서 독점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 솔루션은 뇌 영상 치료계획 소프트웨어 '뉴로핏 테스랩'과 전기자극 기기 '뉴로핏 잉크'로 구성된다. 환자의 MRI를 분석해 3차원 뇌 모델을 만들고, 최적의 자극 위치와 강도를 자동으로 설계한다. 기존 tDCS는 환자마다 뇌 구조가 달라 효과 편차가 컸는데, 이 한계를 정밀하게 극복했다는 평가다.
빈 대표는 "저희 맞춤형 자극만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나왔다"며 "재활 효과를 평가하는 수정바델지수에서 목표치 9.25점을 넘어 11.25점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티터 그는 "가짜 자극과 일반 좌표 자극은 랜덤한 효과였지만, 환자 두뇌 구조를 고려한 맞춤형 자극만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뉴로핏은 뇌졸중 재활, 손가락 운동마비, 의식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근거를 쌓아왔다. 최근에는 연하장애(삼킴장애)로도 적응증을 확장했다. 뇌졸중 환자의 50~73%에서 연하장애가 발생하고, 그중 절반은 흡인성 폐렴 등으로 이어져 주요 사망 원인이 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실제 매출은 지난해 7월 임상 적용이 시작된 이후 올해 3월부터 본격 발생했다. 빈 대표는 "병원 신규 의료기기 도입에는 최소 1년이 걸린다고 판단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도입 병원은 15개 이상이며 절반은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절반은 재활전문병원이다. 삼성서울병원이 가장 먼저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비는 병원별로 다양하다. 빈 대표는 "환자 3명만 있어도 손익분기점을 넘긴다"며 "기존 작업치료와 달리 저희 기기가 없으면 이 치료 자체가 불가능해 병원 입장에서 도입 의사결정이 직관적"이라고 설명했다.
뉴로핏 개인 맞춤형 경두개직류자극술(tDCS) 솔루션 제품 모습 (사진=뉴로핏)
◇뇌졸중 전자약 국내 유일...경쟁사 대비 강점은
뉴로핏 측은 뇌졸중 분야에서 미국 레피드(Rapid), 제이엘케이 등 기존 뇌졸중 강자들과 경쟁 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들이 진단에 방점을 찍었다면 뉴로핏 측은 재활 치료에 방점을 둔다는 것이다. 빈 대표는 "저희는 진단을 위한 영상이 아니라 치료를 위한 영상이기 때문에 다르다"며 "뇌졸중은 현재 치료에 포커싱하는 게 맞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경쟁사인 리메드, 와이브레인(마인드스팀)과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유무가 가장 큰 차이다. 빈 대표는 "이들은 뇌졸중 재활 쪽으로는 아직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저희가 유일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드시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치료 효과가 증명되는 중증 질환부터 타깃으로 한 게 차별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파킨슨병 관련 전자약을 개발하는 지브레인에 대해서도 "뇌 질환은 부위와 전기 자극 메커니즘이 다 다르다"며 직접 경쟁 구도는 아니라고 봤다.
해외 유사 기술을 가진 스페인 업체와 비교해서는 "그들은 MRI를 보내면 개인 모델을 만드는 데 건당 500달러를 받는 식으로 연구용에 머물러 있다"며 "저희는 완전 자동화로 의료진이 현장에서 즉시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진출도 준비 중이다. 빈 대표는 "미국도 새로운 의료기기라 드노보 트랙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은 세계 최초라 10년이 걸렸지만 미국은 좀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급여화는 혁신의료기술 3년 평가 기간을 거쳐 2028년 이후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아야 해 최소 4~6년이 걸릴 전망이다.
기존 진단AI 제품에 대해서는 빅파마와의 협력이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일라이 릴리와는 기술 검증을 마치고 실제 임상 데이터 검토 단계에 들어갔으며, 올해 안에 공동 논문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에자이와도 초기 치료제 투여 대상 환자를 빠르게 찾는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주가 하락세에 대해서는 실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상방 여력이 크다고 봤다. 빈 대표는 "코스닥 시장 전체가 많이 빠진 매크로 영향이 크다"며 "결국 실적으로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계약 건이 사인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메드테크 기업과의 상업화 계약을 올해 안에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