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DI, ‘AI와 리걸테크 특별세미나’ 개최… “리걸테크진흥법 제정 시급”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7월 21일, 오후 02:0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이 법률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리걸테크 산업의 올바른 발전 방향과 제도적 과제를 모색하는 논의의 장이 열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21일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한국인공지능법학회, 디지털플랫폼정책포럼과 공동으로 「AI와 리걸테크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대로 진입하며 급변하는 법률 서비스 시장의 부작용을 예방하고, 국민과 법률 전문가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산업계, 법조계, 학계, 시민사회 전문가들이 참석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

KISDI, ‘AI와 리걸테크 특별세미나’ 개최… “리걸테크진흥법 제정 시급”
◇“데이터 주권 지키고 ‘리걸테크진흥법’ 논의 시작해야”

이진 엘박스 대표는 리걸테크가 단순 검색을 넘어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하며 법률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해외 거대 AI 기업들이 자본과 연산 자원을 독식하는 현 구조에서 판결서 등 법률 벌크 데이터가 무조건 개방될 경우, 자칫 ‘사법주권’이 해외 인프라에 종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기존 열람 시스템을 활용해 데이터를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산업의 제도적 기반을 닦을 리걸테크진흥법 제정 논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AI는 보조 도구일 뿐, 최종 책임과 검증은 법률가의 몫”

김기원 서울지방변호사회 수석부회장은 AI가 가져올 수 있는 환각 현상(Hallucination), 책임 소재의 불명확성, 법 해석의 획일화 등 구조적 부작용을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AI는 법률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하는 도구”라며, 사실관계 확정과 AI 산출물의 검증, 최종 책임은 반드시 법률 전문가가 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기업이 직접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변호사가 AI를 활용하는 현재의 구조가 유지되어야 국민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과 판단의 명확한 분리를 통한 신뢰 인프라 구축”

전우정 KAIST 교수는 AI 시대 리걸테크의 신뢰성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편향성이나 개인정보 유출 등의 위험을 막기 위해 ‘단순 법률정보 제공’과 ‘특정 사실관계에 대한 전문적 법률판단’을 기능적으로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 교수는 공공 법률 데이터 공개 확대와 함께, AI의 산출 결과를 원문 대조로 검증할 수 있는 신뢰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뒷받침할 ‘신뢰법’ 관점의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좌담회(좌장 최경진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에서는 각계 패널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기술 발전 자체보다 ‘AI 산출물을 어떻게 신뢰하고 책임질 것인가’가 리걸테크의 핵심 과제라는 데 입을 모았다.

패널들은 이를 위해 ▲법률가의 최종 검증 및 책임 체계 확립 ▲공공 법률데이터의 신뢰성 확보 ▲소비자의 사법 접근권 확대 ▲위험 수준에 따른 차등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결론적으로 지속 가능한 리걸테크 생태계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검증 가능한 AI, 책임 있는 인간 전문가, 소비자 중심 제도’의 조화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KISDI는 앞으로도 산·학·연 전문가 논의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디지털 혁신과 법치주의가 조화를 이루는 정책 플랫폼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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