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의 산업용 디지털 트윈 확대는 성장 정체에 직면한 게임 엔진 사업의 한계를 넘어,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가상 시뮬레이션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매튜 브롬버그 유니티 최고경영자(CEO)는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유나이트 서울 2026' 기조연설에 나섰다. (사진=유니티)
사라 래쉬 유니티 인더스트리 부문 총괄(SVP)이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유나이트 서울 2026'에서 3D 제작 도구 '스튜디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안유리 기자)
2004년 설립된 유니티는 글로벌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 플랫폼 기업으로, 특히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게임 엔진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게임 개발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제조·건축·헬스케어 등 산업 분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유니티7은 기존 게임 엔진의 범위를 넘어 AI, 고품질 그래픽, 콘텐츠 제작, 수익화를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을 지향한다. 프리뷰 버전은 오는 12월 공개되며, 정식 버전은 2027년 1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브롬버그 CEO는 “지금은 게임 산업과 세상 모두 쉽지 않은 시기지만 창작자들이 기술을 두려워하는 대신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유니티의 역할”이라며 “유니티7은 개발 프로세스 전반을 가속화하고 창작을 넘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구축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니티 기업 개요. (그래픽=문승용 기자)
유니티는 이날 산업용 3D 제작 도구 ‘유니티 스튜디오(Unity Studio)’도 공개하며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냈다.
사라 래쉬 유니티 인더스트리 부문 총괄(SVP)은 “대규모 산업용 3D 데이터를 AI와 XR(확장현실)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자동화하는 파이프라인을 제공한다”며 “엔지니어링 검토, 항공·자동차 설계 시뮬레이션, 기술자의 VR 교육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티 스튜디오는 여러 사용자가 하나의 3D 공간을 동시에 편집할 수 있는 협업 기능을 제공한다.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브라우저 환경에서 3D 설계를 검토하고 의견을 남길 수 있어, 기존 이메일과 메신저 중심의 협업 방식을 수분 단위의 실시간 협업으로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보안이 중요한 산업 데이터를 고려해 기업이 원하는 컴퓨팅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래쉬 총괄은 “기업 고객은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클라우드 환경에서 데이터 저장 위치와 접근 권한, 보안 정책을 직접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유나이트 서울 2026'에서 HD건설기계의 건설장비 VR시뮬레이션 기계가 전시됐다. (사진=안유리 기자)
유니티가 산업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게임 시장 성장 둔화와 실적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유니티는 2025년 연간 영업손실 4억7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1년간 주가도 약 17% 하락했다. 특히 올해 초 구글이 생성형 AI 기반 게임 제작 기술인 ‘프로젝트 지니’를 공개하면서 기존 게임 엔진이 AI 기술로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유니티는 게임 엔진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피지컬AI와 디지털 트윈 시장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실제 이날 행사 현장에서는 산업용 3D 기술과 AI 기반 시뮬레이션 기술이 집중 소개됐다. 물리 기반 가상 환경에서 생성한 합성 데이터로 로봇을 학습시키고, 추론 엔진 ‘센티스(Sentis)’를 활용해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현장 장비에 지능을 부여하는 ‘심투리얼(Sim-to-real)’ 기술도 선보였다.
◇제조·물류 중심 산업 고객 확대…“디지털 트윈 플랫폼으로 진화”
유나이트 서울 현장 부스에서는 유니티를 활용한 제조 분야 협력사들의 다양한 솔루션도 공개됐다.
HD현대건설기계가 개발한 건설장비 VR 시뮬레이션은 실제 작업 환경을 가상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구현해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유니티 관계자는 “비즈니스 부스에는 제조·물류 분야 고객들이 주로 방문했다”며 “유니티는 창작자가 활용하는 스케치북과 같은 플랫폼으로 헬스케어, 교육 등 디지털 트윈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니티는 게임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실시간 3D 기술을 산업 현장으로 확장해 AI 시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로봇·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 등 피지컬AI 시장이 확대되면서 유니티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전략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