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다음은 집이다”…삼성 AI의 미래 그린 ‘프로젝트 루나’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7월 22일, 오후 11:11

[런던=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 신제품을 공개한 행사장 한편에 정체가 낯선 인공지능(AI) 기기가 등장했다. 둥근 화면을 머리처럼 세운 탁상형 오브제(조형물) ‘프로젝트 루나(Project Luna)’다. 공식 언팩 무대에서 별도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폴더블폰과 웨어러블 신제품 체험 공간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2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 전시장에 프로젝트 루나를 배치했다. 루나는 원형 디스플레이를 좌우로 움직이며 영상을 재생하고, 주변에 놓인 갤럭시 Z 폴드·플립 신제품 화면과 연동해 움직이는 미디어아트를 구현했다. 여러 갤럭시 기기가 하나의 콘텐츠처럼 연결되는 모습으로, 삼성전자가 구상하는 AI 디바이스 생태계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삼성전자 탁상형 오브제 ‘프로젝트 루나(Project Luna)’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탁상형 오브제 ‘프로젝트 루나(Project Luna)’ (사진=삼성전자)
루나는 삼성전자가 올해 4월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위크에서 처음 공개한 AI 홈 디바이스 콘셉트다. 삼성전자는 당시 루나를 사용자의 일상을 이해하고 반응하는 ‘조명 오브제’로 소개했다.

정식 출시나 판매를 전제로 완성한 상용 제품은 아니다. 구체적인 크기와 무게, 센서 구성, 탑재 AI 모델, 출시 시기와 가격 등도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디자인 홈페이지에서도 밀라노 전시에 등장한 일부 기기가 초기 디자인 탐색 단계로, 현재 상용 출시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루나의 구체적인 제품화 계획도 공개된 바 없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갤럭시 언팩 전시장에 루나를 다시 꺼내든 것은 눈길을 끈다. 언팩은 소비자가 실제 구매할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신제품이 중심인 행사다. 공식 발표 대상이 아닌 프로젝트성 오브제를 최신 갤럭시 기기들과 같은 공간에 배치한 것은 삼성전자가 그리고 있는 차세대 AI 경험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루나가 처음 등장한 밀라노 전시에서도 핵심은 개별 기능보다 AI가 사람 곁에 존재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루나와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함께 내세워 자사의 AI 비전을 두 갈래로 설명했다. 스마트폰은 한 사람의 취향과 생활을 따라다니는 ‘개인 AI’, 루나는 집과 같은 공동 공간에서 여러 사람과 기기를 연결하는 ‘공유 AI’를 상징했다.

삼성전자 탁상형 오브제 ‘프로젝트 루나(Project Luna)’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탁상형 오브제 ‘프로젝트 루나(Project Luna)’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탁상형 오브제 ‘프로젝트 루나(Project Luna)’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탁상형 오브제 ‘프로젝트 루나(Project Luna)’ (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 속 AI가 이용자 개인의 일정과 검색, 콘텐츠 제작을 돕는다면 공유 AI는 거실이나 주방에서 가족 구성원과 주변 기기의 상황을 함께 파악하는 형태다. 루나는 특정 기능을 시연하기 위한 완제품이라기보다, 가정 속 AI가 어떤 외형과 태도로 사람에게 다가갈지를 시각화한 장치에 가깝다.

밀라노 전시의 마지막 공간인 ‘더 굿바이 쇼’에서 루나는 음악과 빛이 어우러진 퍼포먼스의 중심에 섰다. 둥근 화면에 색과 그래픽을 띄우고 사람에게 반응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해, 차갑고 복잡한 기계가 아닌 친근한 AI 동반자를 표현했다. 삼성전자는 기술이 사람과 연결되고 감정을 전달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설명했다.

이번 언팩 전시장에 등장한 루나는 삼성 AI가 향할 다음 단계를 보여주는 상징물로 풀이된다. 현재 갤럭시 AI가 스마트폰과 워치 등 개인 기기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면, 앞으로는 집 안의 다양한 기기와 공간이 AI로 연결되는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갤럭시 언팩의 주인공은 새로운 폴더블폰과 웨어러블 제품이었지만, 전시장 한쪽에 놓인 작은 AI 오브제는 삼성이 그리고 있는 미래 기기의 방향을 조용히 보여줬다. 스마트폰을 넘어 사용자의 생활 공간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AI 경험이 삼성전자가 준비하는 다음 무대라는 의미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