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바 테라퓨틱스의 채용공고 중 일부.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과 리라푸그라티닙의 미국 보험 적용 업무 등이 명시돼 있다.(출처= 엘레바 테라퓨틱스 링크드인)
16일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최근까지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및 담관암 신약 리라푸그라티닙과 관련한 인력 채용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력은 미국 보험 적용을 담당할 임원급 인력(Executive Director)이다. 현재는 공식 채용 창은 닫힌 상태지만, 최근까지 동일한 내용의 공고가 게시됐던 흔적이 남아 있다.
채용공고에 따르면 해당 직무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과 리라푸그라티닙이 미국 보험사와 병원 네트워크, 병원 공동구매조직(GPO) 등에서 보험 적용과 시장 접근성을 확보하는 업무를 맡는다. 허가 전 단계부터 관련 기관과 접점을 만들고, 출시 이후 실제 처방과 매출로 이어지도록 시장 진입 전략을 총괄·관리하는 상업화 실무 책임자급 자리인 셈이다.
임원급 채용인 만큼 채용 조건도 만만치 않다.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해당 인력의 연봉을 20만~28만5000달러 (약 3억~4억3000만원)수준으로 제시하는 대신, 항암제 분야에서 미국 보험사와 병원 등을 상대로 급여·계약 업무를 15년 이상 수행한 경험을 필수 요건으로 요구했다.
해당 채용 건은 후보물질들의 미 FDA 허가를 전제로 한 상업화 준비로 해석된다. 보험사·병원·GPO와의 접점을 미리 확보해 인허가 이후 최대한 빠른 처방 시장 진입을 노린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 등재와 유통 협상 등을 빠르게 진행하려면 최소 (승인) 수개월 전부터 조직을 갖춰야 시장 진입 지연을 줄일 수 있다”며 “허가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파이프라인은 선제적으로 상업화 준비에 나서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허가 여부와는 별개로 상업화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2019년 미국 스펙트럼은 한미약품으로부터 도입한 롤론티스의 미국 FDA 허가를 자신하며 인력 영입 등 상업화 준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으로 롤론티스 제조시설 실사가 미뤄져 FDA로부터 2021년 CRL을 받아 상업화 일정이 지연됐었다. 미국 리플리뮨은 지난해 흑색종 치료제 RP1의 FDA 허가를 앞두고 상업화 인프라를 갖췄다고 밝히는 등 시장 진입을 준비했지만, 올해 4월 FDA로부터 두 번째 CRL을 받은 뒤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엘레바 테라퓨틱스도 9일 FDA로부터 세 번째 CRL을 수령했다. 다만 CRL 수령 직후 리보세라닙 원료의약품 제조시설의 실사 결과가 VAI로 확정된 점은 향후 허가 재도전 과정의 불확실성을 일부 낮추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앞서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14일 항서제약을 통해 FDA가 발송한 원료의약품 제조시설 실사 종료 서한을 전달받았다. FDA는 해당 시설의 cGMP 실사 결과를 VAI로 최종 분류했다. VAI는 실사 과정에서 지적 사항은 발견됐지만, FDA가 강제적인 규제 조치에 나설 정도의 중대한 수준은 아니며, 회사의 자발적인 개선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때 부여하는 등급이다.
이에 당장은 신약 허가가 불발됐지만, HLB는 향후 엘레바 테라퓨틱스를 통해 보완과 재신청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엘레바 테라퓨틱스의 보험·시장 관련 인력은 즉각적인 제품 출시를 준비하기보다 허가 일정 변동에도 미국 상업화 기반을 유지하는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허가에 성공했을 때 시장 진입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함이다.
한편 채용공고 속 인력이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과 리라푸그라티닙을 함께 담당하록 한 점도 눈에 띈다. 간암과 담관암은 모두 소화기암 진료 영역으로, 진료 현장 내 종양내과 의사군이 상당 부분 겹친다고 보고 두 파이프라인의 미국 시장 진입 전략을 묶어 관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HLB 관계자 또한 “간이나 담관암 진료를 맡는 의사들은 대부분 같은 진료군 안에 있다”며 “신약 허가 시 (간과 단관암 후보물질의) 고객군이 크게 다르지 않아 두 파이프라인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두 후보물질 모두 허가 변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다. 간암 신약의 경우 VAI 판정이 신약 허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CRL이 발급되면서 기존 허가 절차는 모두 중단되고 새로 시작해야하는 데다, FDA의 최종 판단에 따라 재실사나 재신청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리라푸그라티닙은 FDA의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일반심사보다 4개월가량 심사 기간이 단축됐지만, 허가 신청의 핵심 근거가 대규모 3상 비교임상이 아닌 1/2상 단일군 데이터란 점에서 FDA가 기존 치료제 대비 충분한 임상적 의미가 있다고 판단할지가 최종 허가의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