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배충식)는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엔비디아 AI 테크놀로지센터(NVIDIA AI Technology Center·NVAITC)’를 설립하고, 인간의 움직임을 학습하는 ‘인체 동작 파운데이션 모델(Human Motion Foundation Model)’ 개발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정부가 피지컬 AI를 국가 전략 기술로 육성하는 가운데, 국내 최고 수준의 로봇 연구 역량과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의 기술을 결합하는 대표적인 산학 협력 사례로 평가된다.
피지컬 AI는 생성형 AI를 넘어 AI가 실제 물리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도록 만드는 차세대 기술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웨어러블 로봇, 자율제조 시스템 등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로 꼽힌다.
KAIST와 엔비디아가 개발하는 인체 동작 파운데이션 모델은 대규모 인간 움직임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이 걷고, 균형을 잡고, 힘을 사용하는 방식을 AI가 이해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웨어러블 로봇이 사용자의 의도를 더 정확히 파악하고 움직임을 보조하거나,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과 유사한 동작으로 작업하는 기반 기술로 활용될 전망이다.
◇KAIST 인간 데이터·엔비디아 AI 인프라 결합
이번 공동 연구는 KAIST 기계공학과 인간물리지능연구센터(Human Physical AI Research Center)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연구센터는 웨어러블 로봇 분야 세계적 연구자인 공경철 교수 연구팀과 바이오로봇 분야 김정 교수 연구팀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김정 교수와 공경철 교수가 공동센터장을 맡는다.
KAIST는 그동안 웨어러블 로봇 연구를 통해 실제 인간의 보행·운동·힘 제어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특히 공 교수 연구팀은 보행 장애인의 재활과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로봇 기술을 개발하고, 창업기업 엔젤로보틱스를 통해 연구 성과의 사업화까지 이끌어왔다.
엔비디아는 AI 컴퓨팅 플랫폼과 함께 옴니버스(NVIDIA Omniverse), 디지털 트윈 기술 등을 지원하며 공동 연구를 뒷받침한다.
◇SK·삼성 잇는 ‘K-AI 생태계’ 확장…로봇 산업까지 영향
이번 협력은 최근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 간 확대되고 있는 AI 동맹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앞서 SK와 엔비디아는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하드웨어 인프라 분야 협력을 강화했고, 삼성전자 역시 AI 반도체 생태계 확대에 나서고 있다.
KAIST와 엔비디아의 이번 협력은 여기에 AI 모델과 로봇 기술이라는 ‘두뇌’를 더하는 의미가 있다. 반도체·데이터센터 중심의 AI 인프라 경쟁에서 한 단계 나아가 실제 움직이는 AI, 즉 피지컬 AI 산업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배충식 총장 “인간 중심 기술이 피지컬 AI 경쟁력”
배충식 KAIST 총장은 “피지컬 AI 시대의 경쟁력은 AI 자체보다 인간과 로봇을 깊이 이해한 도메인 기술과 데이터에서 나온다”며 “KAIST의 인간 중심 연구와 엔비디아의 세계 최고 수준 AI 인프라를 결합해 글로벌 피지컬 AI 연구와 산업을 선도하는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찰스 청 엔비디아 AI 테크놀로지센터 시니어 매니저도 “KAIST 인간물리지능연구센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간 동작 데이터와 웨어러블 로봇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인간의 움직임을 AI로 구현하는 연구가 피지컬 AI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양 기관은 공동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연구 목표와 성과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국제 심포지엄과 학생 앰배서더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연구자와 인재 양성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이번 KAIST와 엔비디아의 협력은 한국이 AI 반도체 공급망을 넘어 로봇과 휴머노이드로 이어지는 차세대 AI 산업 경쟁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