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펀드 上] 국민성장펀드에 1조 메가펀드까지… '데스벨리' 메우는 정부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8월 04일, 오전 06:01

[이데일리 홍주연 기자] 정부의 정책자금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최대 난제였던 후기 임상 자금 공백을 향해 투트랙으로 투입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주도하는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가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실제 집행을 개시한 데 이어, 보건복지부는 1조원 메가펀드의 마지막 조각인 임상3상 특화펀드의 주관 운용사를 선정하며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막대한 비용 탓에 '죽음의 계곡'으로 불려온 임상 3상 단계를 국가가 직접 떠받치겠다는 구상이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국민성장펀드, 바이오에 8850억 실탄 집행

국민성장펀드는 AI·반도체·바이오·이차전지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된 민관 합동 정책금융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금융위원회는 2차 메가프로젝트에 차세대 바이오·백신 설비구축 및 연구개발(R&D)을 포함하고 글로벌 임상 3상 기업에 대한 직접투자·저리대출, 합작법인(JV) 설립 등을 지원 방식으로 제시했다. 운용 규모는 200조원에 달하며 바이오·백신 분야에는 총 11조 6000억원이 배정됐다.

기대감에 머물던 지원은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리온그룹 계열사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월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5000억원 규모의 직접투자를 승인받았다. 바이오 기업이 국민성장펀드로부터 직접투자를 유치한 첫 사례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이 2500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2500억원은 리가켐바이오 대주주와 국내 기관 투자자가 부담한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8개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며 이 가운데 유방암 치료제는 임상 3상 단계다.

앞서 지난 5월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3000억원 규모의 저리대출을 지원받았다.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GBP410'의 글로벌 임상 3상과 경북 안동 백신 생산공장 L하우스 증설에 투입된다. 같은 달 동아쏘시오그룹의 CDMO 계열사 비티젠(옛 에스티젠바이오)도 850억원 규모의 저리대출을 확보해 인천 송도 제1공장 설비 증설에 나섰다. 지금까지 바이오 분야에 집행·승인된 자금만 8850억원에 달한다.



◇복지부 1조 메가펀드, 임상3상 특화펀드로 '마지막 조각'

보건복지부의 정책펀드 트랙도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보건복지부는 앞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5강 도약을 위해 1조원 규모 '메가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임상 3상 특화 펀드’ 등 9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내년에 1000억원 규모 펀드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복지부는 지난 27일 임상3상 특화펀드 주관 운용사로 한국투자파트너스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기존 목표 결성액(1500억원)을 상회하는 1700억원 규모로 결성 목표를 설정했다. 해당 자금으로 후기 임상 기업 10개 내외를 대상으로 신약 완주를 집중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임상3상 특화펀드는 신약 개발 과정 중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고 투자 위험도가 높은 후기 임상 단계의 투자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임상 완주 및 상업화까지 지원을 목표로 하는 정책 펀드다.

특히 복지부는 목표액의 80%인 1200억원 이상만 확보되면 투자를 조기 개시할 수 있는 '우선 결성 방식'을 허용해 자금이 시급한 기업에 신속히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지난 6월부터 조성 중인 K-바이오·백신 펀드에 이어 이번 펀드까지 성공적으로 결성되면 총 9496억원이 확보돼 '1조원 메가펀드 조성' 목표에 다가서게 된다.



◇공통분모는 '임상 3상'…기술 헐값 유출 끊는다

두 트랙의 초점은 모두 임상 3상에 맞춰져 있다. 글로벌 임상 3상은 초기 기초연구와 달리 수천억원대 비용이 소요돼, 임상 2상까지 마치고도 유망 신약 기술이 해외로 양도되는 사례가 반복돼왔다. 국가신약개발재단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은 57개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수혜 예상 기업으로 현재 임상 3상 단계에 있는 △한미약품(128940) △종근당(185750) △온코닉테라퓨틱스(476060) △큐라클(365270) △엔솔바이오 등을 꼽는다.

성창현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이번 펀드는 우수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도 자금 부족으로 후기 임상을 주저했던 기업들에게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정부가 최초로 조성한 임상3상 특화펀드는 혁신적인 신약 개발이 자금 부족으로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라며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투자 생태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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