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 부지에서 열린 국가 AI 컴퓨팅센터 착공식 현장 모습. 2026.8.3 © 뉴스1 이기범 기자
"AI 3대 강국을 향한 국가적 도전, 국가 AI 컴퓨팅 센터 착공! 하나, 둘, 셋 버튼을 눌러주세요!" 36도 땡볕 아래 휑한 공터 위. 사회자의 구호에 맞춰 형형색색의 불꽃이 쏘아 올려졌다. 자욱한 연기가 걷힌 자리에는 "국가 AI 컴퓨팅센터 착공식", "새로운 판을 만드는 시작, 대한민국 AI의 미래를 열다"라고 쓰인 입간판과 불도저 두 대, 굴착기 한 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인공지능(AI) 고속도로 핵심 인프라인 '국가 AI 컴퓨팅센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쏘아올려졌지만, 현실은 척박한 황무지 그 자체였다.
아직 건물도, AI 반도체도 없는 그저 '부지'에 불과한 이 땅에 정부와 민간은 대규모 AI 연산 자원을 구축해 국내 산학연에 공급하는 국가 핵심 인프라를 세운다.
대한민국 'AI 고속도로'의 중심 시설로 추진해 온 국가 AI 컴퓨팅센터가 첫 삽을 뜨는 현장을 찾았다.
토큰 경제 시대 열 민간 합작 프로젝트
지난 3일 오후 2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 부지에서 국가 AI 컴퓨팅센터 착공식이 열렸다.
약 4만 8000제곱미터 부지의 너른 벌판에 약 300명이 모였다. 착공식에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박지원·한준호·안도걸 의원,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안정태 코아크 대표, 이준희 삼성SDS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참석했다.
3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 부지에서 국가 AI 컴퓨팅센터 착공을 기념하는 축하포가 터졌다. 2026.8.3 © 뉴스1 이기범 기자
"오늘은 대한민국 AI 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운을 뗀 배경훈 부총리는 "국가 AI 컴퓨팅센터 공고를 처음냈을 때 두 차례 유찰된 바 있다. (사업에 참여한) 이준희 삼성SDS 대표도 고민이 많으셨을 것"이라며 센터 첫 삽을 뜨기까지 어려움을 돌아봤다.
배 부총리는 "당시만 해도 이런 AI 데이터 산업이 수익성이 날까 하는 의문이 컸지만 지금은 완전히 분위기가 반전돼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대한민국의 AI 행보에 관심을 갖고, 투자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AI를 그저 활용하고, AI 메모리 반도체만 공급하는 국가가 아닌 AI 공급망 핵심 국가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AI 컴퓨팅센터가 정부와 민간이 함께 AI 연산 자원을 생산·공급하는 'AI 팩토리'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구상이다.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에 총 2조 5000억 원 규모로 조성되는 민관 합작 프로젝트 국가 AI 컴퓨팅센터는 GPU 등 대규모 AI 연산 자원을 국가 차원에서 확보해 산학연에 배분, 국내 AI 생태계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민간 참여자로는 삼성SDS(018260)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삼성SDS를 비롯해 네이버클라우드, 삼성물산, 카카오, 삼성전자, 클러쉬, KT,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지난해 진행된 사업 공모에 단독 입찰해 최종 사업자로 확정됐다.
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과 법인 구성도 마쳤다. 지난 4월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 등에서 특수목적법인(SPC) 출자를 승인하면서 공공 1160억원과 민간 2840억원을 합친 총 4000억원 규모의 민관 출자가 확정됐다.
이후 지난 6월 10일 한국AI컴퓨팅센터(코아크·KOACC)가 출범했다. 센터 구축과 운영은 코아크가 전담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 장관, 더불어민주당 박지원·한준호·안도걸 의원,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안정태 코아크 대표, 이준희 삼성SDS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국가 AI 컴퓨팅센터 착공식 세리머니에 참석했다. 2026.8.3 © 뉴스1 이기범 기자
GPU 1만5000장 목표…국산 NPU 검증까지 맡는다
정부는 2028년까지 GPU 1만5000장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센터 완공 전인 2027년부터는 삼성SDS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일부 AI 컴퓨팅 자원을 조기에 공급한다. 산학연의 시급한 AI 연산 수요에 먼저 대응하기 위해서다.
센터는 단순히 GPU를 빌려주는 시설에 그치지 않는다. △산업별 특화 AI 모델 개발 △대규모 AI 학습·추론 환경 지원 △AI 서비스 실증·검증 등 AI 기술 개발 전 과정을 지원하는 국가 인프라로 조성된다.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 육성도 주요 역할이다.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의 설계와 시제품 개발을 위한 검증 환경을 제공하고, 성능이 확인된 제품은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 상용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GPU 1만5000장은 현재 확정된 구매 수량이 아니라 사업 초기 수립한 목표치다. 도입 제품과 구체적인 규모는 향후 기술과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김광년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컴퓨팅인프라팀장은 "GPU 1만5000장은 당초 사업 계획을 세울 당시의 기준"이라며 "GPU 도입 규모와 구체적인 제품은 앞으로 시장 상황을 반영해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센터 가동에 필요한 기반 시설도 준비하고 있다. 전력은 우선 40메가와트(㎿) 공급이 확정됐으며, 용수 확보와 냉각 설비 구축도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 중이다.
최희주 코아크 데이터센터건립총괄은 "지자체와 한국전력으로부터 40㎿ 전력 공급을 이미 확정받았다"며 "용수도 지자체와 협의해 센터 운영에 문제가 없도록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냉각 설비의 약 95%를 수랭식으로 설계한다. 고성능 GPU에서 발생하는 열을 물로 식히는 방식이다. 코아크는 수랭식 냉각을 적용하면서도 물 사용량을 줄이는 친환경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착공식이 끝난 뒤에도 부지에는 불도저와 굴착기만 남아 있었다. 이날 첫 삽을 뜬 국가 AI 컴퓨팅센터가 국내 산학연이 활용하는 핵심 AI 인프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국가 AI 컴퓨팅센터 투시도 모습. (삼성SDS 제공)
Ktig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