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우리가 8월 20일부터 확 전환할게, 이때부터는 절대 안 돼 이렇게 한 게 아니다”라며 “사전 협의라는 걸 그래서 넣어놨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은 개인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본인이나 원하는 사업자에게 전송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그동안 핀테크 기업들은 이용자 동의를 받아 여러 기관의 데이터를 스크래핑해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토스·삼쩜삼의 세금 환급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국세청·홈택스뿐 아니라 건강보험공단·국민연금공단·근로복지공단, 정부24·대법원 가족관계등록시스템, 은행·카드사 등의 소득·보험·가족관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환급액을 계산한다.
특히 핀테크·헬스케어 업계의 스크래핑 의존도가 높은 만큼 20일부터 전면 차단될 경우 세금 환급·통합자산 조회 등 일부 서비스가 지연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송 위원장은 기존 스크래핑 방식이 개인정보 이동을 제대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내 아이디하고 패스워드로 동의 받은 대리인이 어느 사이트든 들어가 나에 관한 정보를 다 가져가도 내가 동의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몰라요”라며 “얼마나 긁어가는지, 어디에 쓰는지 알 수 없고 전송 이력도 관리가 안 돼요”라고 말했다.
정보를 보유한 공공기관이나 기업 역시 누가 얼마나 데이터를 가져가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송 위원장은 “정보를 갖고 있는 공공기관도 기업도 내 정보에 대한 컨트롤을 잘 못해요”라며 “대리인이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받아서 다 들어와서 가져가는데 모르는 거죠”라고 했다.
개보위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표준 API 방식으로 전환한다. 다만 API 구축과 서비스 개발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20일부터 스크래핑을 일괄 차단하지 않고 사전협의를 거쳐 기존 방식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송 위원장은 “정보를 가져가는 주체와 미리 사전협의를 하면 API를 개발하고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 그 기간 동안은 가져가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스크래핑 100% 금지, API로만 하라는 게 아니고, 사전협의 기간도 딱 잘라 놓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송 위원장은 이번 제도의 첫 단계가 스크래핑을 당장 없애는 게 아니라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데이터 수요를 파악하고 API 전환을 준비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성화가 된 걸 양성화로 끌어내는 것”이라며 “8월 20일은 API 전환을 위한 첫 번째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개보위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전환 부담도 줄인다. 현재까지 사전협의 신청은 700여건 접수됐으며, 8월 말까지 3차 연장해 소규모 사업자의 참여와 협의를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보안 책임까지 유예되는 것은 아니다. 송 위원장은 “스타트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정보를 다루는 서비스를 하려면 기본적인 보안 투자를 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믿고 서비스를 맡기는 만큼 과거보다 보호에 대한 투자를 확실히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