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 예상 밖 추격…美 견제도 'GPU→AI 생태계' 확대

IT/과학

뉴스1,

2026년 8월 10일, 오전 06:01

(챗GPT 생성 이미지.)

중국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미국의 대중국 AI 견제 전략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기존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반도체 수출 통제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AI 모델과 모델 개발 기법, 데이터센터 핵심 부품 등 AI 생태계 전반으로 견제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AI 기업들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면서 미국도 기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규제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AI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고성능 GPU와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해 왔다. AI 모델 학습에 필수적인 연산 자원 공급을 차단하면 기술 격차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GPU 규제만으로 중국 AI의 성장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5년 등장한 딥시크(DeepSeek)다. 딥시크는 미국의 첨단 GPU 수출 통제 속에서도 고성능 AI 모델을 선보이며 'GPU를 막으면 AI 발전도 막을 수 있다'는 기존 인식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즈푸AI의 'GLM-5.2', 문샷AI의 '키미(Kimi) K3', 알리바바의 '큐원(Qwen) 3.8 맥스' 등 미국 빅테크와 경쟁할 수 있는 성능의 AI 모델이 잇따라 공개됐다.

중국 AI의 빠른 추격에 미국 내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오픈웨이트(Open-weight) AI 모델 발전으로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가 더욱 좁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허깅페이스의 클레망 들랑그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AI의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올해 말이나 내년에는 프런티어 AI 모델에서도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AI가 제한된 컴퓨팅 자원 속에서도 추론 효율을 높이고 오픈웨이트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자 미국의 견제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와 AI 업계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 AI 모델을 활용해 자체 모델을 고도화하는 '증류(distillation)' 문제를 잇달아 제기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도 중국산 데이터센터용 광송수신기(optical transceivers) 신형 모델의 수입 제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GPU 공급을 차단하는 수준을 넘어 AI 모델과 개발 기법, 데이터센터 핵심 부품까지 AI 생태계 전반으로 견제 범위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은 "기술 격차가 좁혀질수록 미국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며 "미국은 그동안 GPU를 통제하면 AI 학습도 통제할 수 있다고 봤지만 딥시크 등장 이후 이런 인식이 흔들렸다. 이제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AI 모델과 개발 기법 등 AI 풀스택 전반으로 통제 범위를 넓히려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성 중앙대 AI학과 교수는 "GPU를 활용한 미국의 견제는 여전히 일정 부분 효과가 있지만 미국은 현재 수준의 통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AI 인프라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모델까지 규제 범위를 넓혀 스스로 원하는 수준의 기술 통제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AI의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미국의 견제는 완화되기보다 앞으로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AI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은 다음 달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양국은 AI 안전과 기술 투명성, 국제 규범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중국 AI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이 AI를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닌 글로벌 전략 자산으로 어떻게 관리할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더 이상 단순한 추격자가 아니라 핵심 경쟁 상대로 인식하기 시작한 만큼, 향후 AI 패권 경쟁은 반도체를 넘어 AI 모델과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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