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스 본사 사옥.(사진=클래시스)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올해 2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국내 대표 미용 의료기기 업체 클래시스가 연간 매출액 목표는 오히려 하향 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상반기 매출만 보더라도 전년 동기 대비 약 20%나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한국과 브라질 등 일부 시장에서의 실적이 목표에 못 미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클래시스는 남미 시장 요충지로 평가받는 브라질 시장서 반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현지 유통사를 인수하고 직영판매로 체제를 전환한 만큼 브라질 시장을 얼마나 확장하느냐에 따라 올해 하반기와 내년 실적도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부진에도 해외 성장세는 지속
13일 업계에 따르면 클래시스는 올해 2분기 매출액 1055억원, 영업이익 439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6.7%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2.2% 증가한 수치다. 클래시스의 분기 매출이 1000억원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매출 증가 주요 요인으로는 해외 시장에서의 꾸준한 성장이 꼽힌다. 지역별 매출 분포를 살펴보면 해외 시장에서 매출은 681억원으로 전년 대비 27.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 북미, 태국 등에서 두 자릿수의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기존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오히려 실적이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국내 매출액은 2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3%나 매출이 감소했다. 클래시스는 이에 대해 “차세대 고주파 의료기기인 쿼드세이의 판매가 재개되고 기존 주력 제품인 슈링크와 볼뉴머의 판매가 꾸준히 이뤄졌지만, 전년 높은 기저 효과로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 부진 이유로는 시장 경쟁 심화가 지목된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쏠타메디컬은 국내 시장에서 8% 성장했다”며 “울쎄라피 프라임의 국내 출시와 의료진 파업 종료에 따른 신규 개원의 감소 등이 내수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쏠타 메디컬의 써마지와 머츠의 울쎄라는 대표적인 에너지 기반 장비(EBD)로 꼽힌다.
또 쿼드세이의 국내 판매 속도가 예상보다 느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클래시스의 색소질환 치료용 레이저 의료기기 ‘리팟’의 판매가 상당했는데, 올해는 그 기저효과에 따른 빈자리를 쿼드세이가 잘 메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쿼드세이는 클래시스 하이브리드 고주파 의료기기로, 지난해 7월 처음 출시했지만 사용성 개선 요청에 따른 제품 개발로 올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납품이 시작됐다.
◇실적 전망 낮춘 클래시스…보수적 목표 제시
올 상반기 국내 시장 부진으로 매출액이 예상을 밑돌자 클래시스는 올해 연간 매출액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키로 했다. 올해 2월 제시했던 연간 매출액 목표는 4900억원이었으나, 지난 12일 450억원 적은 4450억원으로 목표를 수정한다고 공시했다.
클래시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하반기에도 기존 계획했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상반기 실적을 감안해서 조금 더 보수적으로 목표치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태국과 일본도 사업이 잘 되고 있어 좀 더 지켜볼 여지는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에게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요인이다. 실제로 클래시스는 과거 제시했던 전망치와 근사한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에 대한 신뢰성을 보이기도 했다. 클래시스는 2025년 예상 매출액은 3500억원으로 공시했는데, 실제로 3368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3.8%에 불과한 오차율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 매출 목표를 상당히 공격적으로 잡은 것”이라며 “해외 시장에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직판 전환…하반기 성장 열쇠로
올 하반기를 넘어 앞으로의 클래시스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핵심 시장으로는 브라질이 꼽힌다. 브라질은 세계적인 화장품 소비 대국으로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은 곳이다. 브라질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8억달러 규모로 전 세계 4위 규모의 초대형 시장이다. 그중 에스테틱 EBD 시장은 매년 약 15% 이상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래시스는 올 3월 브라질 최대 미용의료기 유통사인 메드시스템즈 인수를 완료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 채비를 마쳤다. 구체적으로 메드시스템즈를 100% 소유한 JL헬스 지분 77.5%를 확보하며 현지 직영판매 구조를 갖췄다. 동시에 콜롬비아와 아르헨티나 유통법인도 100% 인수했다.
올 2분기 남미 법인이 본격적으로 연결 재무제표에 편입되며 150억원의 매출이 반영됐다. 특히 남미 법인의 미실현손익 구조가 개선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정동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제거된 미실현손익은 올해 1분기 30억원에서 2분기 17억원으로 축소 중”이라며 “하반기까지 대부분 해소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미실현손익이란 아직 외부에서 실제 거래가 완료되지 않아 확정되지 않은 이익이나 손실을 뜻한다.
이같은 현상은 클래시스의 브라질 법인 인수에 따른 영향으로 파악된다. 클래시스 본사가 인수 전 브라질 법인에 판매했던 실적을 이미 재무제표에 반영했는데, 인수 후 아직 시장에 판매되지 않은 재고를 다시 인식하면서 미실현손익으로 인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브라질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래시스는 지난 5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의료진 대상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대표 장비 볼뉴머와 울트라포머(슈링크 해외명)를 홍보했다. 특히 울트라포머는 남미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다.
실제로 남미 뷰티 시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0년 1530만달러 수준의 남미향 뷰티 제품 수출규모는 2024년 7020만달러로 급성장했다. 2024년 남미의 뷰티 수입대상국 순위도 전년 대비 4계단이나 뛰어오른 13위를 기록했다.
클래시스 관계자는 “목표치를 하향하긴 했지만 내년을 내다본다면 브라질 시장이 여전히 좋게 볼 수 있는 곳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