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싱' 당하던 카카오, 간판에 AI 달고 승부수

IT/과학

뉴스1,

2026년 8월 21일, 오후 02:05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의 모습. 2024.7.24 © 뉴스1 김영운 기자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카카오(035720)가 사명에 AI를 내걸고 승부수를 던졌다. 카카오는 AI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며 관련 사업과 글로벌 빅테크로부터 외면받아 왔지만,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자회사 관리 역할을 떼고 AI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21일 카카오AI(신설법인)와 카카오X(존속법인)로의 인적분할을 발표했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AI를 중심으로 생활 밀착형 AI 서비스 확대에 집중한다. 카카오X는 자회사 성장 지원과 관리 역할을 맡는다.

이번 인적분할을 두고 카카오는 "AI 시대에 맞는 실행 속도와 자본배분 체계를 갖추기 위해, 서로 다른 특성과 성장 단계를 가진 사업을 분리하는 결정"이라며 "이번 분할은 그간의 구조 정비를 AI 시대 성장으로 연결하는 본격적인 출발점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브레인의 실패부터 젠슨 황 패싱까지
문어발식 확장으로 비판을 받아 온 카카오는 그동안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사업을 정비해 왔다. 최근 3년간 카카오 계열사 수는 147개에서 92개로 줄었다. 라인야후에 매각된 카카오게임즈 계열사 6개를 반영하면 계열사 수는 86개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시장에 AI 비전과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실패가 컸다. 카카오브레인은 2017년 카카오에서 별도 법인으로 분리됐지만, 자체 한국어 특화 AI 모델 '코GPT'가 기대만큼의 성능을 내지 못했고 1000억 원이 넘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면서 지난 2024년 다시 카카오에 흡수됐다.

이후 카카오는 거대언어모델(LLM) 경쟁 대신 경량 언어모델(SLM) 개발에 집중하고, 글로벌 빅테크 AI 모델 제휴에 나섰다. 결국 시장은 카카오의 독자적인 AI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흔들린 AI 리더십은 'AI 패싱'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카카오는 지난해 국가대표 AI를 선발하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에 지원했지만, 정예팀에 들지 못하고 탈락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네이버를 비롯해 스타트업, 대학생, PC방까지 찾아가는 동안 카카오는 패싱 당했다. '젠슨 황' 효과로 동종 업계가 주가 상승 릴레이를 이어갈 동안 카카오는 연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시장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

카카오AI는 2030년까지 매출 6조 원 이상을 목표로 내걸었다. (2026 카카오 기업가치 제고계획 갈무리)

'AI 코어 컴퍼니' 선언…2030년 6조 이상 매출 목표
카카오는 이번 인적분할을 토대로 AI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AI 및 카카오톡 기반 사업과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등 사업을 독립된 경영 체계로 분리해 사업별 전략을 속도감 있게 실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광고·커머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에이전틱 AI 시대의 차별화된 이용자 경험과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AI 코어 컴퍼니'를 비전으로 내세웠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를 중심으로 카카오톡을 '에이전틱 AI 인터페이스'로 재설계해 1인 1 에이전트 시대의 새로운 생태계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메시지로 전달하면, 개인화된 AI 에이전트가 필요한 서비스와 전문 에이전트를 연결해 탐색, 추천, 구매, 결제까지 원하는 결과를 내놓는 형태다.

카카오AI는 2030년 6조 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내걸었다. 먼저, 2030년까지 AI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 2000만 명 이상을 확보하고, 플랫폼 체류시간을 50% 이상 늘릴 계획이다. 같은 기간 AI 광고와 에이전틱 커머스, 구독 등 새로운 수익 모델도 확대해 연평균 20% 수준의 매출 성장, 매출 6조 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AI 사업 별도 매출은 2028년 카카오AI 전체 매출의 두 자릿수 비중으로 확대하고, 2030년 1조 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모바일 시대 카카오는 가보지 않은 길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혁신을 만들고 사용자의 일상을 바꿔 왔다"며 "AI 시대는 차원이 다른 민첩함을 요구하는 만큼, 카카오AI와 카카오X 두 개의 엔진으로 성장 구조를 재설계하여 그 성과가 주주와 이용자, 크루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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