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NAVER(035420)) AI 브리핑 누적 인용 수 273만회를 기록 중인 ‘마른체형 남자 코디 아카이브’ 블로그 운영자 정구희(44)씨는 이 변화를 체감한 창작자다. ‘멸치패션’이라는 닉네임으로 마른체형 남성의 코디 노하우를 2년간 성실하게 기록해온 그는 네이버 창작자 펠로우십의 월 1000만원 지원 대상인 ‘스페셜 메이트’로 선정됐다.
네이버 스페셜 메이트로 선정된 블로그 '마른체형 남자 코디 아카이브' 운영자 정구희씨가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네이버)
정씨의 콘텐츠는 자신의 경험담과 불편함에서 시작해 ‘마른체형 남자’라는 좁은 주제를 파고든다. 그는 지난 2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마르고 팔다리가 길어 소매 기장을 맞추면 목이 안 맞는 체형”이라며 “비슷한 콤플렉스를 가진 분들의 체형 커버와 옷 구매 실패를 줄이도록 돕고 싶어 시작했다”고 말했다.
AI 브리핑에 많이 인용된 이유도 좁고 명확한 타깃에서 찾았다. 정씨는 “마른체형에 국한된 콘셉트 덕에 뾰족하고 희소성 있는 정보가 축적돼 있다”며 “하나의 포스팅에 3000자 정도의 글을 쓰는데,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으려고 하다 보니 채택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의 목표는 글 하나만 읽어도 다른 글을 다시 검색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다.
◇‘보그체’ 대신 쉬운 말…AI가 인용하는 글의 조건
AI 브리핑 인용이 늘면서 글쓰기 방식도 달라졌다. 정씨는 “예전에는 간단하게 쓰던 것들도 이제는 자세히 쓰고, 다른 후기들에는 없는 내용도 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패션 콘텐츠에서는 영어식 표현과 추상적 수식어가 뒤섞인 이른바 ‘보그체’가 종종 쓰이지만, 정씨는 반대로 쉬운 설명을 택했다. 그는 “패션을 깊게 알지 못하는 분들은 못 알아듣는 단어들이 있다”며 “어린 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게 쓰고, 용어를 쓰면 뒤에 해석을 붙인다”고 설명했다. AI가 답변의 근거로 삼는 글은 멋있는 표현보다 명확한 설명과 구체적인 정보에 가깝다는 판단이다.
AI가 잘 인용하는 글의 특징도 나름대로 파악했다. 패션 분야에서는 제품을 조화롭게 입는 코디법이나 사이즈 수치가 담긴 추천형 글이 AI 브리핑에 잘 잡힌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라색 바지처럼 난해한 색상의 아이템을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계절별로 어떤 조합이 가능한지 등 구체적 상황을 해결하는 글이 많이 읽힌다며 그의 ‘영업비밀’을 소개했다. 여기에 ‘마른체형’이라는 조건이 붙으면 더 희소성 있는 정보가 된다.
2년 전 패션 블로그를 시작한 정씨는 현재 약 1600개의 콘텐츠를 쌓았다. 그는 “취미이지만 하루 2개 작성을 목표로 하고, 일정상 못 쓰는 날이 있으면 다른 날 보충해 할당량을 채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조회수와 AI 인용 수를 늘리기 위해 하루 콘텐츠 발행량을 4~5개까지 늘리고 있다.
네이버 스페셜 메이트로 선정된 블로그 '마른체형 남자 코디 아카이브' 운영자 정구희씨가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네이버)
정씨는 AI 시대 창작자의 경쟁력은 결국 ‘직접 경험’에 있다고 봤다. 생성형 AI가 글과 이미지를 빠르게 만들어내더라도 1차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의 역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AI가 글을 학습하더라도 그것은 2차 가공이고, 경험은 늘 사람이 먼저 하기 때문이다.
정씨는 “경험 외에도 뾰족한 특징이나 감정과 그에 대한 공감을 담은 콘텐츠는 AI가 대체할 수 없다”며“마른 체형 콤플렉스로 느꼈던 감정이나 놀림받은 설움 같은 것도 AI가 공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콤플렉스를 극복해 독자들의 공감을 받은 대표 사례가 ‘버뮤다팬츠’ 콘텐츠다. 그는 “평소 마른 다리 콤플렉스 때문에 반바지를 잘 입지 않았지만, 올해 폭염을 계기로 콤플렉스를 가리면서 반바지를 입는 방법을 연구해 글을 올렸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네이버 스페셜 메이트로 선정된 블로그 '마른체형 남자 코디 아카이브'의 네이버 AI 브리핑 누적 인용수는 24일 기준 273만회를 기록 중이다.(사진=블로그 갈무리)
네이버 스페셜 메이트 선정 이후 변화도 있었다. 정씨는 “전반적으로 블로그 유입과 조회수가 조금씩 올랐다”며 “이전보다 20% 이상은 오른 것 같다”고 했다. 메이트 엠블럼을 달고 싶어 도전하는 창작자들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월 1000만원 지원금은 콘텐츠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패션 콘텐츠는 실제 경험이 중요하지만 옷을 계속 살 수는 없어 제약이 있다. 그는 “지원금을 옷 구매와 촬영용 카메라 업그레이드 등에 활용해 콘텐츠 제작 여력을 키우겠다”고 했다.
AI 시대에도 창작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라고 강조했다. 정씨는 “본인이 재미있고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해야 오래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경험에서 나오는 것들을 많이 쓰고, AI가 쓸 수 없는 것들을 많이 써야 한다”며 “웬만한 정보는 이제 AI한테 다 있으니까, AI한테 없는 걸 찾아야 되는 게 숙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