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카오AI 사외이사에 오승필 전 KT CTO 합류…전직 장관·국세청장도 물망(종합)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8월 25일, 오후 04:0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카카오(035720)가 인적분할을 앞두고 신설 법인 ‘카카오AI’의 이사회 재편에 나선다. 오승필(56) 전 KT 기술혁신부문장(CTO)이 카카오AI 사외이사로 합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혜숙 전 과기정통부 장관(이화여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과 김대지 전 국세청장(BnH 세무법인 고문) 등 관료 출신 인사들과 김영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도 사외이사 후보로 영입된다.

이번 카카오 인적 분할과 이사회 개편은 황태선 카카오 CA협의체 그룹인사전략실장이 주도했다. SK텔레콤·SK플래닛 등을 거쳐 2018년 카카오에 합류한 황 실장이 AI 사업의 기술·정책·재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영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CTO 영입은 글로벌 AI 경쟁에 필요한 기술과 자본을 확보하고, 대규모 투자와 빅테크 협력을 감독할 이사회 역량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오승필 전 KT 기술혁신부문장(부사장)이 2024년 10월 10일 오전 서울 노보텔엠버서더동대문에서 ‘AICT 컴퍼니’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DB
오승필 전 KT 기술혁신부문장(부사장)이 2024년 10월 10일 오전 서울 노보텔엠버서더동대문에서 ‘AICT 컴퍼니’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DB
◇오승필 전 KT CTO, MS와 2.4조원 협력 경험

2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기존 이사진을 분할되는 법인별로 재배치하고 카카오AI에는 오 전 CTO를 비롯한 외부 전문가를 추가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 전 CTO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거쳐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디지털 부문을 이끌었다. 2023년 KT에 합류해 기술혁신부문장(CTO)을 맡아 IT·R&D와 AI·디지털 전환 전략을 담당했다.

특히 MS와 약 2조4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협력 구축에 관여했다. KT는 MS와 한국형 AI 모델과 클라우드, AI·AX 사업 등을 공동 추진했다. 다만 계약 조건의 적정성과 데이터 주권 등을 둘러싼 논란도 제기됐다. 오 전 CTO는 올해 3월 KT를 떠났다.

카카오AI가 향후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할 경우 클라우드·컴퓨팅 인프라부터 모델, 데이터, 지식재산권, 수익 배분까지 복잡한 조건을 검토해야 하는 만큼 오 전 CTO의 경험이 이사회 판단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AI 분리하는 빅테크…‘본체 리스크’ 줄이고 자본 조달

카카오AI의 별도 법인화에는 막대한 AI 투자 부담을 본체와 분리하고 외부 자본을 유연하게 끌어들이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

카카오는 최근 5년간 이사회 주요 의사결정의 85%, 최근 1년 내부 투자심의의 84%가 계열사 관련 안건이었다. 인적분할을 통해 카카오는 카카오톡 중심 플랫폼에 집중하고, 카카오AI는 AI 기술·인재·컴퓨팅 인프라에 집중 투자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이 2021년 통신 사업과 SK스퀘어의 반도체·ICT 투자 사업을 인적분할한 것도 참고할 만하다. 최근 SK그룹이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에서 ‘SK하이퍼’를 별도 법인으로 두고 지역별 특수목적법인(SPC)을 활용하는 것도 대규모 인프라 투자 위험을 분산하고 외부 자본을 끌어들이려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카카오AI 역시 분할 이후 대규모 AI 투자비를 감당하면서 수익성을 입증해야 한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제휴와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얼마나 빠르게 이끌어내고, 이를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다.

◇무거운 이사회 우려…CEO 리더십 보장해야

임혜숙 전 과기정통부 장관과 김대지 전 국세청장 등 관료 출신 인사들이 사외이사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정책·규제와 세무·재무 분야의 전문성을 보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AI 사업 확대에 따라 대형 투자와 글로벌 계약이 늘어날수록 데이터·보안·지식재산권·규제 리스크를 점검할 이사회의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지난 정부 시절 KT 사례에서 봤듯이, AI 사업은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이 핵심인 만큼, 이사회가 지나치게 비대해지거나 경영에 깊숙이 개입할 경우 CEO의 리더십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성을 갖춘 이사회와 함께 정신아 카카오AI CEO가 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명확한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는 내년 1월 1일을 분할기일로 AI 사업을 카카오AI로 떼어내는 인적분할을 추진한다. 분할 비율은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이며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 예정일은 내년 1월 27일이다.

인적분할은 출발점일 뿐이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 이용자 기반을 활용해 AI 검색·에이전트·광고·커머스 등을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해야 한다. 외부 전문가의 견제와 조언을 받되 정신아 CEO가 빠르게 투자하고 실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AI 법인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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