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韓 자율주행 골든타임…이러다 美·中에 뺏겨"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8월 27일, 오후 03:5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한국 자율주행 산업은 지금이 골든타임입니다. 빠르게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미국이나 중국 기술이 한국에 들어와 시장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김진규 카카오모빌리티 피지컬 AI 부문 부사장은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자율주행산업전’ 기조연설에서 국내 도로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자 자율주행 모델을 빠르게 고도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진규 카카오모빌리티 피지컬 AI 부문 부사장은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김진규 카카오모빌리티 피지컬 AI 부문 부사장은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미국과 중국이 로보택시 상용화에서 앞서 있지만 외국 자율주행차가 아직 국내 도로에서 충분한 학습 데이터를 쌓지 않은 만큼 한국 기업에도 추격의 기회가 남아 있다는 판단이다.

김 부사장은 “한국 도로에서 외국 차량들이 들어와 학습했던 경우는 없다”며 “국내 데이터는 아직 국내 업체들에 남아 있고, 이를 바탕으로 빠르게 자율주행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 미국이나 중국과 같이 상용화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빠르게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결국 미국이나 중국 기술이 한국에 들어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남 데이터로 E2E 학습…연말 실차·공도 테스트 목표

카카오모빌리티가 국내 자율주행 경쟁력의 핵심 자산으로 꼽는 것도 실제 도로에서 확보한 데이터다. 현재 강남에서 자체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서울자율차’를 운행하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차량은 초기 2대에서 현재 6대로 늘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강남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차량의 인지와 예측, 판단, 제어를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종단간(End-to-End·E2E) 자율주행 모델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강남에서 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E2E 모델을 학습해 결과를 분석하고 테스트하고 있다”며 “데이터상으로는 굉장히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데이터상에서 성능을 확인한 모델을 실제 차량에 옮겼을 때 동일한 수준으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단계다.

연말에는 실차 검증을 실제 도로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김 부사장은 “테스트를 빠르게 진행하면 아마 연말에는 이 모델을 실제 차에 넣어서 테스트하고 실제 공도에서 돌릴 수 있을 정도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 단계에서 성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차량과 도로 환경에서 서비스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7일 2026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 전시장에 카카오모빌리티가 서울 강남에서 운행 중인 서울시자율차가 전시 돼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27일 2026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 전시장에 카카오모빌리티가 서울 강남에서 운행 중인 서울시자율차가 전시 돼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차량당 수억원…가동률 높여 ‘경제성’ 확보 관건

기술 성능 못지않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경제성이다. 자율주행차는 센서와 컴퓨팅 장비 등이 대거 탑재돼 차량 한 대의 가격이 수억원대에 달한다. 차량이 승객을 태우지 않은 채 멈춰 있거나 빈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비스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 부사장은 이날 발표에서 현재 강남에서 운행하는 자율주행차 가동률은 84.2% 수준이라고 밝혔다. 승객을 태우러 이동하거나 실제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는 시간의 비중으로, 나머지 15.8%는 공차 상태다. 그는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차량 가동률”이라며 “가동률을 높이면 그만큼 경제성이 확보되고 상용화도 빨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기술뿐 아니라 카카오T를 활용한 호출·배차와 관제 등 서비스 운영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현재 강남 심야 서울자율차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강남지역에서 출발지와 도착지를 설정해 호출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차기 자율주행 호출플랫폼 운영사업에도 지원한 상태다. 김 부사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차기 사업자는 복수 사업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카카오모빌리티도 운영 기회를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서울의 여러 자율주행 기술기업을 카카오T에 연결하는 동시에 자체 차량과 자율주행 AI까지 직접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피지컬AI 조직을 중심으로 자율주행과 실내 배송 로봇 사업을 함께 확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자율주행차에 대한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면서 자율주행차 자체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며 기술 개발과 실제 서비스를 함께 가져가겠다“는 방향을 재차 강조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