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독을 유도했다며 미국 주 정부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이용시간 제한과 추천 알고리즘·서비스 설계 변경 등 청소년 보호 조치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국내에서도 만 14세 미만의 SNS 가입 제한과 함께 청소년 계정의 추천 알고리즘, 무한 스크롤·자동재생 등 중독성 설계를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가입 연령에 집중됐던 청소년 SNS 규제 논의가 서비스 이용 방식과 플랫폼 설계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메타, 하루 2시간·심야 접속 제한…알고리즘도 손질
27일 메타는 청소년의 SNS 중독을 유도했다며 미국 주 정부들이 제기한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최대 167억 달러(약 23조 원)를 지급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청소년 보호 조치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18세 미만 이용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합쳐 하루 2시간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앱 이용이 기본적으로 차단된다.
개인 맞춤형 추천 대신 구독한 계정의 게시물을 시간순으로 보는 '비개인화 피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15분 이상 연속 이용하면 휴식을 권고한다.
'좋아요' 수와 자동재생, 일부 뷰티필터 등 청소년의 지속적인 이용을 유도할 수 있는 기능도 제한한다. 13세 미만 아동의 가입을 막기 위한 연령 확인도 강화한다.
미국의 합의안은 특정 연령 이하의 가입을 제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시간과 추천 알고리즘,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서비스 기능까지 규율 대상으로 삼은 것이 특징이다.
韓도 알고리즘·무한스크롤 제한 검토
국내에서도 비슷한 방향의 규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만 14세 미만의 SNS 가입을 제한하고 14세 이상 19세 이하 청소년에게는 개인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과 중독성 디자인을 제한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무한 스크롤과 자동재생 등 지속적인 이용을 유도하는 기능을 청소년 계정에서 제한하고 부모가 자녀의 SNS 이용을 감독할 수 있는 기능을 플랫폼이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무한 스크롤, 자동재생, 알고리즘 등 기능을 청소년 계정에서 제한하고 부모가 감독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도록 하는 부분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반영하려고 검토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타가 소송을 통해 자체적인 개선에 나서기로 한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해당 조치가 전 세계 서비스에 적용될지는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美는 이용시간까지 제한…韓은 연령별 가입제한에 집중
미국 합의안과 국내에서 검토 중인 방안에는 차이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용시간 제한이다.
메타는 18세 미만 이용자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이용을 하루 2시간으로 제한하고 심야시간 접속도 차단하기로 했지만 국내에서는 이 같은 직접적인 이용시간 제한까지 도입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가입 연령 제한 역시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연령 확인 문제가 뒤따른다. 이용자가 나이를 허위로 입력하거나 다른 사람의 계정을 이용할 경우 규제를 우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령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플랫폼이 개인정보를 추가로 수집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이용시간을 직접 제한할 경우에는 청소년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는 과거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게임 이용을 제한했던 '게임 셧다운제'가 실효성 논란 등을 거쳐 폐지된 전례도 있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이용시간 제한에 대해 "미국과 국내 상황이 다른 만큼 필요성과 방식에 대해서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SNS 규제 논의를 단순한 가입 연령 문제에 한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대학 교수는 "미국의 합의안을 보면 여러 항목을 조목조목 따져 청소년에게 어떤 피해가 어떤 형태로 발생하는지 다양한 변수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SNS의 어떤 기능과 표현이 청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논의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hushu@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