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본사 및 연구소 전경 (사진=알테오젠)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알테오젠(196170)이 다수의 기술수출 실적을 쌓는 단계를 넘어 상업화 제품 판매에 연동된 수익을 창출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LT-B4를 적용한 첫 상업화 제품인 ‘키트루다 큐렉스’가 빠르게 시장에 침투하면서 판매 마일스톤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고 있어서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키트루다 큐렉스의 침투 속도와 올해 네 번째 기술수출 계약 성사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키트루다 큐렉스' 판매 날개 달았다…판매 마일스톤도 '쑥'
10일 미국 머크(MSD)에 따르면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인 ‘키트루다 큐렉스’ 매출은 올해 1분기 1억2800만달러(약 1830억원)에서 2분기 4억6300만달러(약 6621억원)로 262% 급증했다. 1분기 만에 3.6배로 불어난 셈이다. MSD는 지난 4월 1일 영구 제이코드(J-code)가 적용된 이후 큐렉스 채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트루다 큐렉스 판매 증가세는 3분기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도매취득가격(WAC·Wholesale Acquisition Cost) 기준 7월 키트루다 큐렉스 미국 처방액은 2억160만달러(약 2883억원)로 전월 대비 약 20% 증가했다.
미국 키트루다 처방액에서 큐렉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6월 8.9%에서 7월 10.6%로 1개월 만에 1.7%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7월 WAC 기준 누적 처방액은 6억8800만달러(약 9838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아직 미국 내 SC 전환율이 10% 초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시장 침투 여력이 남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키트루다 큐렉스의 판매가 빠르게 늘면서 기술이전 계약 체결에 따른 일회성 기술료를 넘어 상업화 제품의 매출에 연동된 수익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는 “올 상반기는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의 기술수출 성과를 넘어 상업화 제품의 판매에 따른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알테오젠의 2분기 연결 매출은 6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9.5%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342억원으로 전년 동기 4억원대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49.6%에 달했다. 상반기에는 GSK 자회사 테사로와 바이오젠에 ALT-B4를 기술수출하면서 발생한 선급금과 마일스톤 등이 실적에 반영됐다.
◇3분기 실적도 기대…큐렉스 판매 확대에 신규 계약금까지
키트루다 큐렉스 판매 확대가 알테오젠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MSD는 미국과 유럽 승인 이후 키트루다 큐렉스 판매가 알테오젠에 8억9000만달러(약 1조2727억원원) 규모의 판매 기반 마일스톤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관련 부채를 회계에 반영해둔 상태다.
올해 3분기 실적도 기대된다. 앞서 알테오젠은 지난 4일 비공개 글로벌 제약사와 최대 3억6500만달러(약 5219억원) 규모의 ALT-B4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선급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핵심 관전 포인트는 키트루다 큐렉스의 미국 시장 침투율이 얼마나 빠르게 상승하느냐다. 큐렉스 판매 증가가 알테오젠의 판매 마일스톤 확대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MSD도 키트루다 큐렉스의 판매 속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캐롤라인 리치필드 MSD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큐렉스는 미국 전체 키트루다 사업에서 이미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2027년 말까지 30~40%의 채택률을 달성하는 경로에 있다"고 말했다. MSD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J-code 도입 이후 의사와 환자의 채택이 증가했으며 큐렉스 채택 궤적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 네 번째 기술수출 계약 나올까…ALT-B4 확장성 주목
또 다른 주요 모멘텀은 추가 기술수출이다. 전 대표는 최근 “올해 이미 진행한 3건의 기술수출 이외에도 또 다른 기술수출 논의를 추가적인 성과로 연결하고자 한다”면서 추가 계약 가능성을 시사했다.
알테오젠은 올해 1월 GSK 자회사 테사로와 최대 2억8500만달러(약 4076억원), 3월 바이오젠과 최대 5억7900만달러(약 828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8월 비공개 글로벌 제약사와 최대 3억6500만달러 계약까지 성사시켰다. 세 계약의 총규모는 12억2900만달러(약 1조7000억원)을 넘어선다.
증권가에서도 추가 ALT-B4 기술수출을 주요 기업가치 상승 요인으로 보는 분위기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세 건의 계약에 이어 하반기에도 복수의 추가 라이선스아웃(L/O)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한발 더 나아가 알테오젠 가치평가에 연간 신규 ALT-B4 라이선스 계약 2건을 기본 가정으로 반영했다.
기존 파트너사가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전도 모멘텀이다. 다이이찌산쿄는 ALT-B4를 적용한 '엔허투' SC 제형의 임상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노피도 '듀피젠트'을 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와 함께 피하 투여하는 임상을 진행 중이다. GSK는 ALT-B4를 활용해 면역항암제 '젬퍼리'의 SC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 파트너사의 개발이 임상과 허가 단계로 진전될수록 추가 마일스톤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향후 상업화 제품이 늘어나면 현재 키트루다에 집중된 알테오젠의 상업화 수익원이 다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장기적으로는 ALT-B4 플랫폼의 적용 범위 확대 가능성도 주목할 대목이다. 알테오젠은 기존 단일클론항체와 이중항체뿐 아니라 항체약물접합체(ADC), 리보핵산(RNA) 치료제 등으로 ALT-B4의 사업개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회사는 이중항체와 RNA 등 다양한 모달리티에서 SC 전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ADC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 알테오젠은 지난 5월 벡톤디킨슨(BD)의 웨어러블 약물전달기기 ‘10mL BD Libertas’와 ALT-B4를 결합한 돼지 전임상에서 주입 시간과 약물 분산 속도 개선 등의 결과를 공개했다. 6월 ‘세계 ADC 서밋 코리아’(World ADC Summit South Korea)에서는 ALT-B4를 ADC와 병용한 미니피그 전임상에서 약물 흡수와 생체이용률이 높아지고 국소 피부독성과 일부 혈액학적 안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쟁사 할로자임(Halozyme) 역시 ‘인핸즈’(ENHANZE) 플랫폼의 적용 영역을 ADC에 이어 핵산치료제(nucleic acid therapeutics)까지 확대하는 첫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ALT-B4의 RNA 적용까지 현실화할 경우 접근 가능한 시장 자체가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 연구원은 “향후 RNA 등 신규 모달리티로의 확대는 알테오젠의 중장기 성장동력을 강화하고 플랫폼 가치의 추가적인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