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우디 AI 영토 넓힌다…소버린·데이터센터 청사진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9월 02일, 오후 07:33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AI 인프라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실제 도시를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기술로 현지 사업 기반을 닦은 데 이어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LEAP 행사에 마련된 네이버 부스. 네이버는 현지에서 AI·클라우드 등 디지털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아라비아)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LEAP 행사에 마련된 네이버 부스. 네이버는 현지에서 AI·클라우드 등 디지털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아라비아)
네이버의 사우디 진출은 디지털트윈에서 시작됐다. 디지털트윈은 현실의 도시나 시설을 가상공간에 그대로 구현해 도시계획과 교통·건설 등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네이버는 이를 기반으로 사우디의 도시 디지털화 사업에 참여하며 현지 정부·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사업의 구심점은 현지 합작법인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5월 사우디 국립주택공사(NHC) 산하 디지털 전문기업 NHC이노베이션과 합작법인 ‘네이버 이노베이션’을 설립했다. 이 법인은 디지털트윈과 지도 기반 슈퍼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기관·기업과의 협력과 서비스 현지화, 신규 사업 발굴도 맡는다.

최근에는 협력의 무게중심이 AI를 구동하는 기반 인프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사우디 측과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 협의를 시작했다. 올해는 클라우드와 디지털 인프라 분야로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가 AI와 데이터센터를 미래 성장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면서 사업 기회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리즈톤은 현지 데이터센터 시장이 2025년 20억8000만달러(약 2조9000억원)에서 2031년 61억7000만달러로 연평균 약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의 합작 파트너인 NHC이노베이션도 데이터센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월 리야드에 데이터센터와 디지털 기술에 특화된 ‘쿠잠 디지털 밸리’를 출범시켰다. 전력과 통신 인프라를 갖춘 단지를 조성해 데이터센터·기술기업과 투자자를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와 NHC이노베이션의 협력 범위도 넓어졌다. 네이버 이노베이션은 최근 리야드에서 열린 글로벌 기술 행사 ‘LEAP 2026’에서 NHC이노베이션과 기술·디지털 인프라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외부 파트너십도 마련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4월 한미글로벌과 사우디를 포함한 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네이버는 기술과 서비스 모델을 맡고, 한미글로벌은 설계·시공 자문과 현지 인허가 등을 지원하는 구조다.

경영진도 관련 논의가 상당 부분 진전됐음을 공개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동 지역 데이터센터 구축과 클라우드 관련 파트너십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사업 영역은 소버린 AI로도 확대되고 있다. 소버린 AI는 데이터와 AI 인프라를 자국 내에서 통제·운영하는 개념이다. 네이버의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본부인 네이버 아라비아는 공식 홈페이지에 ‘사우디에서 구축 중인 소버린 AI 클라우드’를 소개하고 있다.

현지 AI 기업과의 협력도 시작됐다. 네이버 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사우디 AI 기업 마그나AI와 정부·기업용 소버린 AI 인프라와 보안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데이터센터 건립 규모와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네이버클라우드 측은 사우디 데이터센터 진행 상황에 대해 “논의 중인 사항으로 현재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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