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AI 시대 네트워크 고도화 방안' 정책 간담회가 열렸다. ⓒ뉴스1 신민경 기자
인공지능(AI) 시대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 세제와 주파수, 규제 개선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통신업계의 요구가 나왔다.
정부는 5G 단독모드(SA)에서 AI 기반 무선접속망(AI-RAN), 6G로 이어지는 네트워크 고도화를 위해 세제·주파수·규제 등을 패키지로 묶어 투자환경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내년 AI 데이터센터(AIDC) 관련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여러 기업이 이용하는 개방형 AIDC도 시행령상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AI 시대 네트워크 고도화 방안' 정책 간담회에서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는 AI 시대 네트워크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보고 민간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통신 3사는 AI 확산으로 네트워크 트래픽과 요구 성능이 높아지면서 5G SA와 AI-RAN, 6G 등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한 반면 통신시장 성장 정체로 투자비를 회수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원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새로운 편익 창출이 수요 확대와 사업자의 수익모델로 연결돼 네트워크 고도화를 위한 투자의 선순환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원격의료 등 서비스마다 요구하는 통신 품질이 다른 만큼 맞춤형 품질 서비스를 활성화해 이용자 편익과 통신사의 신규 수익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통신 3사는 투자 인센티브 확대와 규제 개선을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신상민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AI-RAN과 5G·6G, 데이터센터 연결망을 단순 통신설비가 아닌 AI 국가 전략 인프라로 보고 세제·투자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의 AI 투자가 GPU와 AIDC에 집중된 가운데 이를 국민과 산업현장에 연결하는 네트워크에 대한 지원도 함께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실장은 "AI 데이터센터에 GPU와 서버가 아무리 많이 들어가도 이를 기업과 국민의 서비스로 연결해주는 네트워크가 없다면 AI의 가치를 충분히 구현하기 어렵다"며 AI-RAN과 5G·6G, 데이터센터 연결망 등에 대한 투자도 AI 인프라라는 큰 틀에서 세제·투자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네트워크를 정리해 미래망 투자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3G 등 레거시망을 유지하면서 5G SA와 6G에 동시에 투자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만큼 이용자 보호를 전제로 기존 망에 투입되는 주파수와 설비, 인력을 미래 네트워크로 전환하는 국가 차원의 네트워크 현대화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5G SA와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가 통신사의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정부와 민간이 실증과 초기 수요 창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신 실장은 이를 "투자하라고 요구하는 정책이 아니라 투자할 수 있게 만드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차세대 네트워크의 범위를 지상 유·무선망에서 해저케이블과 저궤도 위성까지 '육·해·공'으로 확대해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은일 KT 통신정책 담당은 AI 시대 초고속·초저지연·고신뢰 네트워크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통신사의 선제적인 유·무선망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 세액공제 확대와 부담금·전파사용료 인하 등 추가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해저케이블은 대규모 투자비가 필요한 데다 투자비 회수에 10년 이상이 걸리고 어민 보상과 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 절차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오는 2031년까지 현재 약 38Tbps 수준인 해저케이블 용량을 128Tbps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서 담당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세액공제와 비용 지원, 어민 보상 가이드라인 및 중재, 해저케이블 보호 등 정책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저궤도 위성통신에 대해서도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큰 만큼 공공 수요를 초기 시장의 마중물로 활용해 민간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개별 지원책을 넘어 세제·주파수 정책·실증 등을 하나로 묶은 '투자 패키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아영 LG유플러스 대외전략 담당은 5G SA에서 AI-RAN, 6G로 이어지는 차세대 네트워크를 하나의 진화 과정으로 보고 "AI 시대 통신정책은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정책이 아니라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내는 정책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래망 세제 지원과 주파수 정책, 투자 인센티브, AI-RAN 실증 등을 개별적으로 접근하기보다 기업이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나의 패키지로 검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정부도 통신망 투자환경 개선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홍사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기획과장은 최근 출범한 'AI 시대 통신망 투자 촉진 민관협의체'를 통해 세제와 주파수, 규제 등 투자환경 개선 방안을 패키지 형태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연내 5G SA 상용화를 추진하면서 네트워크 슬라이싱과 초저지연 등 새로운 기능이 실제 서비스와 수익모델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망 중립성 역시 통신사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제 사례를 토대로 적용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홍 과장은 정책의 목적이 단순히 통신사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해 이용자에게 더 큰 편익을 제공하고 이를 다시 네트워크 투자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정부와 통신업계가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AIDC 분야에서도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후속 제도를 마련한다.
장기철 과기정통부 인공지능데이터진흥과장은 내년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지금은 디테일이 필요한 시기"라며 기업이 직접 사용하는 자가용뿐 아니라 여러 기업이 이용하는 개방형 AIDC도 시행령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개방형 AIDC에 세액공제를 적용하려면 해당 시설이 실제 AI 개발·서비스에 활용된다는 점을 증빙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시행령 입법예고와 의견수렴 등을 거쳐 인허가와 전력, 세제 등 세부 지원 기준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AIDC 지원 대상을 넓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코로케이션 방식의 데이터센터도 실질적인 AI 인프라로 인정해 세제 지원의 형평성을 높이고, 시설을 누가 직접 이용하는지보다 실제 AI 서비스에 활용되는지와 다수 기업의 AI 활용·생태계 확산에 기여하는지를 기준으로 지원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장에서는 AIDC 관련 특별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계통영향평가 면제 기준과 지원 대상,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지원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AI 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전력 비용을 꼽았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는 만큼 전기요금이 전체 운영비의 50~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글로벌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모 교수는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계통영향평가 면제 기준을 적정 수준으로 설정하고 전력·용수·입지 등 기반시설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mk503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