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AI’ 최종 승부…네이버클라우드 ‘대규모 학습’ vs SKT ‘현장 적용’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9월 02일, 오후 05:3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내 ‘보안 AI’ 주도권을 놓고 네이버클라우드와 SK텔레콤이 맞붙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대규모 GPU와 보안 데이터를 앞세운 ‘모델 고도화’를, SK텔레콤은 멀티모델과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현장 적용’을 승부수로 던졌다.

두 컨소시엄은 2일 국내 사이버보안 특화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의 최종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정부는 두 곳 가운데 한 곳만 최종 사업자로 선정한다.

선정된 컨소시엄에는 엔비디아 B200 GPU 256장(32노드)이 10개월간 제공된다. 오는 9월부터 내년 7월까지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보안 서비스 실증까지 진행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해외 범용 AI 모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사이버 위협 환경에 특화된 AI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 중간에는 모델 성능을 점검해 계속 지원 여부를 결정하며, 최종 개발 모델은 오픈소스로 공개할 예정이다.

[생성형 AI로 작업]
[생성형 AI로 작업]
◇네이버클라우드, ‘GPU·데이터·폐쇄망’으로 모델 고도화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대규모 GPU와 보안 데이터, 폐쇄망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보안 특화 AI 모델의 학습·검증 역량을 강조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정부가 제공하는 B200 256장과 별도로 자체 B200 4000장을 사전학습에 투입했다. LG 측 H200 256장까지 합치면 컨소시엄의 GPU는 4256장으로, 정부 지원 물량의 약 16배다. 최종 사업자 선정 전부터 사전학습을 진행해 사업 기간에는 모델 고도화와 검증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보안 데이터는 약 830TB를 확보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LG CNS의 서비스·클라우드 운영 데이터에 한전KDN, 한국수력원자력, 금융보안원, KISTI, LG유플러스 등의 데이터를 더했다. 위협정보 수집과 자동 라벨링, 표준화·검증을 거쳐 취약점 분석과 공격 재현, 합성·증강 데이터 등을 학습에 활용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은행 등에서 축적한 폐쇄망 AI 구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전력·금융·과학기술·통신·반도체·방위산업·항공우주 등 7개 분야에서 실증한다. 국가 핵심 인프라는 물론 국방 분야의 AI 전환(AX)에 필요한 보안 역량까지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개발 모델과 기술은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보안 AI 서비스 확산도 추진한다. 폐쇄망과 국가 핵심시설에서 실제 업무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 뒤 국내 보안산업 전반으로 활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SKT, ‘멀티모델·에이전트’로 현장 적용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업무 난이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모델군과 AI 에이전트를 결합해 실제 보안 현장에 적용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SK텔레콤은 A.X K 계열 100B급과 700B급 모델을, 업스테이지는 Solar Open 계열 300B 이상급 모델을 개발·고도화한다. 두 회사 모두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2차 심사를 통과했다.

단순한 보안 경보 분류에는 작은 모델을, 고난도 위협 분석에는 대형 모델을 활용해 성능과 운영 비용을 함께 고려한다는 접근이다. 하나의 대형 모델에 의존하기보다 업무별로 적합한 모델을 선택하는 멀티모델 전략이다.

AI 에이전트는 보안관제 시스템이나 방화벽 등 외부 도구를 호출하고 작업 계획을 세워 실행한 뒤 결과를 검증한다. 위협 탐지·분석부터 취약점 진단, 대응 보고서 작성까지 실제 보안업무를 지원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은 10개 참여기업의 17종 상용 보안 서비스에 개발 모델을 적용해 현장 실증에 나선다. 금융·공공·국방 등 보안 수준이 높은 환경에서도 모델을 적용할 수 있도록 온프레미스와 폐쇄망 환경을 함께 고려한다.

실제 보안관제에서 발생하는 오탐·미탐 사례를 다시 학습에 반영해 모델을 개선하고, 개발된 AI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면서 성능과 사업성을 함께 검증한다는 전략이다.

완성된 모델은 오픈웨이트 방식으로 공개하고,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회원사 350여곳 등 국내 정보보호산업 전반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 ‘K-CyberBench(가칭)’도 구축해 보안업무 수행 능력과 AI 보안성, 운영·배포 적합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대규모 학습’과 ‘현장 적용’…조만간 최종 선정

정부가 이번 사업에서 한 곳만 선정하는 만큼 이날 PT는 두 컨소시엄의 최종 사업계획과 기술·사업화 전략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최종 결과는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보안 특화 AI 모델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최종 선정 컨소시엄은 10개월 안에 모델을 개발하고 실제 보안 서비스에 적용해 성과를 입증하는 동시에 개발 결과를 국내 보안산업에 확산해야 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대규모 GPU와 보안 데이터, 폐쇄망 및 국가 핵심시설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보안 AI를 학습하고 검증하는 기반에 무게를 뒀다. 국방을 비롯한 국가 핵심 분야의 AI 전환에 필요한 보안 역량 확보까지 염두에 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다양한 규모의 모델과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보안업무에 적용하고 서비스로 확산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모델 성능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의 활용성과 운영 효율성까지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두 컨소시엄의 승부처는 뚜렷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대규모 학습·데이터·인프라’, SK텔레콤은 ‘멀티모델·AI 에이전트·현장 적용’에 방점을 찍었다. 모델 성능과 실제 보안 현장 적용, 산업 확산까지 누가 더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가 최종 선정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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