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AI 원칙 합의한 美中…글로벌 '룰' 놓고 동상이몽

IT/과학

뉴스1,

2026년 9월 06일, 오전 06:50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AI)을 경제성장과 산업 혁신의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공동 원칙에 뜻을 모았다. 미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혁신장관회의에서는 혁신 친화적 정책과 지식재산권(IP) 보호, 공급망 투자 등을 담은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중국도 공동성명에는 뜻을 같이했지만, 회의 이후 내놓은 설명에서는 다른 곳에 방점을 찍었다. 미국이 시장 경쟁과 혁신·상용화를 강조했다면 중국은 오픈소스·개방과 다자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AI 국제질서를 둘러싼 양국의 시각차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6일 IT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1~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G20 혁신장관회의에서 'G20 혁신장관회의 공동성명'(G20 Innovation Ministerial Statement)이 채택됐다. 이번 혁신장관회의는 미국 상무부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이 공동 주최했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회원국은 신흥 기술이 번영과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확산을 강조하며 공공서비스 활용부터 전문인력 양성, IP, 국제표준, 산업·공급망까지 AI 생태계 전반에 걸친 원칙을 제시했다.

또 별도의 '신흥 기술을 위한 캐롤라이나 원칙'(The Carolina Principles for Emerging Technologies)을 마련해 기초연구와 민간투자를 확대하고 연구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경로를 강화하기로 했다. 규제는 기존 산업별 체계를 우선 활용하되 새로운 기술적 특성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집중하는 유연한 접근법을 제시했다.

다만 회의 이후 미국과 중국이 각각 강조한 내용을 보면 차이가 나타난다. 미국은 혁신과 상용화, 시장 경쟁, IP 보호에 무게를 둔 반면 중국은 오픈소스·개방과 다자주의, 유엔(UN)의 역할을 강조했다.

美, 규제보다 혁신·상용화…AI 주도권 굳히기
미국이 강조한 것은 AI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장벽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공동성명에서는 첫 번째 핵심 분야로 '혁신 친화적 정책체계'(Pro-Innovation Policy Frameworks)를 제시하고 AI 등 신흥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유연한 정책체계를 구축해 혁신과 경제성장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롤라이나 원칙에서도 기존 산업별 규제체계를 신흥기술에 활용하고 새로운 규제는 기존 체계로 다루기 어려운 기술적 문제에 집중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미국은 기술을 시장으로 연결하는 상용화와 IP 보호도 강조했다. 공동성명은 IP 정책을 6개 핵심 분야 중 하나로 다루고 기업과 연구자의 혁신 성과를 보호하면서 기술개발과 투자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원칙을 담았다.

표준에서도 시장 경쟁의 역할이 강조됐다. 공동성명은 표준이 기술의 상호운용성과 혁신을 촉진하고 국제무역에 불필요한 장벽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시장 경쟁과 표준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모델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며 어떤 AI 모델이 소비자의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지는 자유시장 경쟁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미국이 주도한 이번 회의에서는 이처럼 규제보다 혁신, 정부 주도보다 시장 경쟁에 무게를 둔 원칙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뉴스1 DB

中, 오픈소스·다자주의 강조…美 중심 AI 질서 견제
중국 상무부는 G20 혁신장관회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오픈소스·개방'과 '다자주의'를 강조했다.

중국 상무부는 IP를 보호하는 동시에 AI 연구성과와 기술 경험의 공유를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과 보호가 서로 촉진되는 구조를 만들고 오픈소스와 다자주의를 견지해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폭넓은 공감대를 갖춘 글로벌 AI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상무부는 "오픈소스와 개방성은 인공지능 발전의 필수적인 요소"라며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AI 관련 표준에서도 다자주의를 내세웠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은 협의, 공동 기여, 개방성, 포용성의 원칙을 견지하고 표준 제정에 있어 유엔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차별 없는 글로벌 표준 체계를 공동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공급망에서도 같은 기조를 보였다. 중국은 G20 회원국과 협력해 개방적이고 지속 가능한 공급망 시스템을 구축하고 AI 발전의 혜택을 공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오픈소스와 개방, 비차별적 공급망을 강조한 것은 미국의 대중국 AI 기술 통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미국이 첨단 AI 반도체와 컴퓨팅 접근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기술 공유와 개방된 공급망, 다자주의를 강조하며 미국과 다른 글로벌 AI 거버넌스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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