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5~6시간씩 꼬박 앉아서 여러 가닥의 실을 꼬아 끈목을 만들고, 색을 입히고, 매듭을 맺었다. 그렇게 반평생 만들어 온 작품 100여 점을 모두 모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부하기로 했다. 평생을 바친 작품들이 집에서 모두 나간 날은 가슴에 구멍이 뚫린 듯 허전해서 눈물이 흘렀다고 한다. 더 많은 사람에게 매듭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다. 매듭공예가 이부자(79) 씨 이야기다.
이 씨의 기증작품 144점을 선보이는 기증 특별전 ‘매듭’이 오는 11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이 씨의 기증품을 비롯해 160여 점의 자료로 전통 매듭의 세계를 선보인다. 최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만난 이 씨는 “매듭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나는 못 먹을지라도 작품을 만드는 일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듭공예가 이부자 씨(사진=국립민속박물관).

이부자의 ‘비취발향노리개’(사진=국립민속박물관).
그가 기증을 결심한 것은 기증 경험이 있는 천연염색 연구가 이병찬의 권유 덕분이었다. 이 씨는 “이제는 작품들이 박물관에 보관되어 관리한다고 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며 “이 귀중한 작품을 예쁘게 봐주시고 사랑해달라”고 전했다.

매듭공예가 이부자 씨(사진=연합뉴스).

이부자의 ‘천상의 계단’(사진=국립민속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