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자 AG⑫] 장준·이다빈 앞세운 태권도…무너진 종주국 자존심 살린다

스포츠

뉴스1,

2023년 9월 19일, 오전 06:00

태권도 국가대표 장준이 24일 충북 진천군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D-30 미디어데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3.8.2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한국의 '국기'(國技) 태권도는 하계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AG)에서 늘 많은 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이다. 특히 AG에서는 1986년 서울 대회 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지금까지 53개의 금메달을 따냈으니 '금맥' '메달밭'이라는 명성이 과하지 않았다.

직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도 걸린 14개의 금메달 중 5개(품새 2개, 겨루기 3개)을 거머쥐며 종주국으로서의 위용을 떨쳤다.

그러나 최근에는 세계 태권도계의 상향 평준화 흐름 속 예전만큼 많은 메달을 따기가 쉽지 않아졌다.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노골드' 수모도 당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선수단의 가장 기대하는 종목이다.

이번 항저우 대회에는 총 13개의 금메달이 태권도에 걸려 있다. 5년 전과 비교해 혼성 단체전이 추가됐고, 품새에서 남자와 여자 단체전이 제외돼 1개가 줄어들었다.

한국은 남녀 겨루기와 혼성 단체전, 남녀 품새 부문에 총 13명이 참가해 저마다 메달을 노린다.

겨루기 부문에서는 남자 58㎏급 장준(한국가스공사), 남자 80㎏급 박우혁(삼성에스원), 여자 67㎏초과급 이다빈(서울시청) 등이 우승후보로 거론된다.

장준은 한국 태권도계의 레전드로 뽑히는 이대훈의 후계자로 불리는 선수다.

고교 시절 이미 주니어 국가대표로 선발돼 국제대회 금메달을 휩쓴 장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를 앞두고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014 인천 대회 금메달리스트 김태훈을 상대로 접전을 펼쳐 크게 주목 받았다.

비록 그 경기에서 패해 AG에 나서진 못했지만 이후 차근차근 성장, 어느덧 대표팀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는 김태훈과 또 한 번 대표 선발전에서 붙었는데 완벽히 설욕에 성공하며 올림픽에 나섰다. 비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실전 감각이 무뎌져 금메달 대신 동메달에 그쳤지만 성장 가능성을 엿본 대회였다.
커리어 사상 첫 AG에 나서는 장준은 올림픽에서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사활을 걸겠다는 각오다.

태권도 이다빈이 27일 오후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67kg급 여자 태권도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걸고 있다.. 2021.7.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다빈은 한국 여자 태권도의 간판스타다. 지난 2014 인천 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항저우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고교생 신분으로 패기만 갖고 나섰던 인천 대회와 달리 이제 이다빈은 대표팀에서 어느덧 고참급 선수가 됐다. 패기는 여전하지만 노련미까지 장착했다.

특히 이다빈은 도쿄 올림픽 16강에서 마리스텔라 스미라글리아(이탈리아)에게 라운드 점수 0-2 완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는데 이번 AG에서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박우혁의 경우 장준과 이다빈에 비해선 유명세가 덜하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기량은 손색없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80㎏급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1999년 캐나다 에드먼턴 대회 장종오 이후 23년 만이었다.

상대한 철저한 분석과 함께 전문적인 체력 훈련으로 AG을 위한 준비를 마친 박우혁은 이번 대회에서 태권도 종주국으로서의 위용을 국제 무대에서 떨치려 한다.

이 외에 지난 5월 세계선수권에서 깜짝 은메달을 거머쥔 남자 68㎏급의 진호준(수원시청)도 겨루기 메달 유망주로 거론된다.

가로, 세로 각각 12m의 경기장에서 경연 방식으로 이뤄지는 품새에선 강완진(홍천군청)이 남자 개인전 금메달에 도전하고 차예은(경희대) 역시 여자 개인전에서 금빛 발차기에 도전한다.

한편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는 개막일 다음 날인 9월24일 품새를 시작으로 9월28일까지 닷새 간 열린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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