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동 주미대사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번 9월에 동북아의 안보 지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가지 상황들이 주목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대사는 "그 중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러시아와 북한간 협력 강화 동향"이라면서 "러북간 불법 무기 거래에 관한 정황들이 급속히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4년 만에 러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두 나라간 밀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전시 군수물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와 그간 공언했던 소위 위성 발사에 계속 실패해 온 북한이 서로 거래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우리 안보와도 직결되는 심각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우리 안보에 대한 어떠한 위협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북한의 위협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임을 확실시 상기시키면서 북한의 불법행위와 도발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연대해 단호히 대응할 수 있도록 우방국들과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사는 이어 "북한의 위협에 맞서는 확장억제 강화 노력 또한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지난 7월 한미 핵협의그룹(NCG)가 출범한 데 이어 지난 15일 한미 양국의 외교·국방 차관이 참석하는 연례 고위급 확장억제협의체(EDSCG) 개최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미일 3자 안보 협력도 체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모든 노력이 더해져서 북한의 도발과 위협, 불법행위를 더욱 효과적으로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사는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사판공실주임)간 몰타 회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한정 중국 부주석간 만남에 대해 "지난 5월 설리번-왕이 비엔나 회담 개최 이후 계속 이어져 오고 있는 미중간 고위급 교류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처럼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위협, 러북간 협력 동향, 미중간 고위급 접촉 등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안보지형 변화 가능성과 관련해 대사관은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 국방부 등 각급에서 매일 접촉하면서 관련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미국과 필요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지난 4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계기의 주요 성과 중 하나였던 한미간 우주협력 강화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며 "양국간 우주 문화 교류를 통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한 올해 한미가 우주동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지난 22일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최종규정을 발표한 데 대해 "미국에 투자한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겐 그간의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중국에 운영 중인 공장들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정부는 주로 미 상무부를 포함해 행정부내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서 긴밀히 협의해 왔고 우리 기업들도 상무부에 충분히 의견을 전달해 왔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미 행정부와 더욱 긴밀히 협의하고 우리 기업들에게도 필요한 지원과 소통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 대사는 최근 한국내 묶여 있던 이란자금의 동결 해제를 조건으로 미국과 이란간 수감자 맞교환이 이뤄진 데 대해선 "결과적으로 미국과 이란간 정치적 현안과 우리와 이란간 관계 발전에 장애물이 돼 왔던 해묵은 과제가 한미간 긴밀한 공조 속에 동시에 해결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대사관은 미 국무부 담당 부서와 24시간 상시 소통채널을 구축해 최종 해결 순간까지 함께 했고, 이에 대해 미측은 우리 정부와 대사관에 특별한 감사의 뜻을 전해 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조 대사는 미국이 본격적인 대선 분위기로 접어든 것과 관련, "대사관으로선 미국의 대선 동향을 주의깊게 살펴보면서 동시에 양당의 주요 예상 후보자들의 외교 정책 방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윤 대통령이 유엔총회 계기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양자회담만 41차례 갖는 등 '폭풍외교', '발로 뛰는 현장 외교',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면서 "여기 워싱턴에서도 저 또한 마지막 순간까지 막판 스퍼트를 한다는 마음으로 미국은 물론 상주 공관이 없는 카리브(해) 국가와 태평양도서국을 대상으로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장외교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