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왜 우리는 열심히 일할수록 더 지치고 외로워지는 걸까. 책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노동과 사회·젠더 이슈를 주로 취재하는 저널리스트인 저자에 따르면 일이 성취감의 근원이 되어야 한다는 이런 생각이 사회에 퍼진 것은 불과 1970~80년대다. 자본주의 초기에 사람들을 일터로 밀어 넣을 때 썼던 방법이 강요였다면, 신자유주의에선 ‘일은 좋아서 하는 것’이란 이념으로 포장했다. 그 결과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고, 근무가 끝나도 늘 대기상태나 마찬가지다.
저자는 “사랑해서 하는 일이라는 ‘사랑의 노동’(labor of love)은 사기”라고 단언한다. 혹시라도 당신이 일을 사랑할 순 있겠지만 일은 결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일과 인간은 사랑할 수 없다. 사랑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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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사랑의 노동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나 진짜 일의 의미를 고민해보라’는 결론에 이른다. 함께 일하는 동료와 연대를 고민하고, 진정한 일의 의미는 무엇인지,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높이라는 얘기다. 서로를 돌보는 일이 사회의 누군가가 떠넘긴 책임이 아니고, 우리 스스로를 돌볼 시간이 많은 세상일 것이라고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사랑은 일 같은 것에 낭비되기에는 너무 크고, 아름답고, 위대하고, 인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