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 '째깍째깍'…강원서 서울 면적 8배 지역구 나오나

정치

뉴스1,

2024년 2월 26일, 오후 02:34

짙은 안개가 낀 국회의사당 전경 © News1 유승관 기자
4.10 총선을 44일 남겨둔 26일에도 여야는 아직도 선거구를 획정짓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텃밭인 전북에서 1석을 줄이는 등 불리한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 텃밭인 부산 지역구에서도 1석을 줄이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수정 협상안도 여러 차례 무산됐다.

결국 여야가 서로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며 선거구 획정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난해 12월 국회에 제출한 원안대로 이번 총선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선거구 획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선거가 되지 않는다"며 "29일 본회의에서 선거구획정위 원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의 협조를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며 획정위 원안대로 선거를 치르자고 제안했다.

문제는 획정위 원안대로 선거를 치르더라도 지역의 반발과 논란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에선 기형적인 초대형 선거구가 탄생하고, 특정 지역에선 의석수가 줄기 때문이다.

특히 원안대로 확정될 경우 강원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은 6개 지역이 하나의 선거구로 묶이게 된다. 이 선거구는 무려 서울 면적의 8배에 달한다. 또 서울과 전북은 각 1석이 줄고, 인천·경기에서 각 1석이 늘어나게 된다.
이에 해당 지역에선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강원 지역 정가는 여야 모두 한목소리로 '지역을 고려하지 않은 획정안'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강원도당은 전날(25일) 논평을 내고 "강원도의 지형과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선거구 획정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강원도당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서울 면적의 8배 규모, 서울지역 국회의원 1인당 평균 관할 면적의 323배, 강원도 전체의 30%에 달하는 면적을 국회의원 1명이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원뿐만 아니라 획정위 원안에 따르면 경기 북부 포천·연천·가평 지역에서도 서울 면적에 4배에 달하는 슈퍼 선거구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원안대로라면 전북 지역에선 의석수가 10석에서 9석으로 줄어든다. 인구하한선(13만6600명)이 무너진 곳은 익산갑과 김제·부안, 남원·임실·순창 등 3곳으로 이들 지역의 조정이 유력하다.

이에 민주당 소속 전북 국회의원들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북 10석 유지를 촉구했다. 전주병에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예비후보도 "민주당 원내대표가 받아들인 선거구 획정안은 180만 전북도민의 자존심을 뭉개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여야 공천도 선거구 획정에 따라 재조정 등의 여파가 불가피하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구 획정으로 인한 재조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경우에 따라선 재공모를 해야 하는 곳도 있고 일부 신청한 후보자들 의사를 물어 지역구를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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