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강 건넜다"…영풍과 한집살림 끝내고 본사 종로 이전

경제

뉴스1,

2024년 3월 29일, 오후 04:34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고려아연 제공) © News1
고려아연(010130)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본사를 서울 종로로 옮긴다. 창업주인 고(故) 최기호 선대회장이 첫 사업을 시작했던 곳으로 돌아와 새로운 50년을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고려아연은 기존 사옥이었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풍빌딩을 떠나 종로구 그랑서울 빌딩으로 본사를 이전한다고 29일 밝혔다. 오는 7월까지 고려아연 산하 계열사 전 구성원이 입주할 예정이다.

종로구는 고려아연의 사업이 시작된 지역이다. 1974년 최기호 창업주를 포함해 장남인 최창걸 현 명예회장 등 7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종로구 서린동 33번지를 본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약 6년간 서린동 건물에서 지내다 1980년 현재 본사로 쓰고 있는 논현동 사옥으로 이전했다.

본사 이전의 표면적 이유는 '공간 부족'이다. 기존 논현동 사옥에는 고려아연과 계열사 직원 약 400명이 근무하는데, 사무 공간이 부족해 근처 별관 건물에서 일하는 등 공간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고려아연 측은 "최근 미래 성장엔진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이차전지 소재·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자원재활용) 신사업 확장으로 인한 인원 증가와 부서 간 업무 시너지를 위해 반드시 새로운 공간의 필요성이 지속해서 대두해 왔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첫 본사가 있었던 상징성과 임직원의 근무 만족도, 접근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그랑서울로 이전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한 지붕 두 집안' 그룹으로 75년간 동업 관계를 이어오던 영풍(000670)과의 '한집살이'도 끝내게 된다. 현재 본사인 논현동 영풍빌딩은 영풍의 소유로, 두 집안 회사 직원들이 입주해 있다.

영풍그룹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1949년 함께 설립한 영풍기업사가 모태다. 그룹으로 성장하면서 고려아연 등 비철금속 계열사를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를 장씨 일가가 맡아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최근 두 집안의 경영권 분쟁이 소송전에 이를 만큼 격화하면서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이번 본사 이전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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