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유출 문제로 일본 정부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 운영사 라인야후가 '네이버 업무 위탁' 재검토 방침을 정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앞서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에 대주주인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청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볼 수 있는 대목이라 네이버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본 정부가 특정 기업의 경영 체제를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란 평가가 뒤따르는데 네이버 측은 "라인야후 측과 보안 거버넌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29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정보 유출 원인이 된 네이버에 정보기술(IT) 인프라 업무 위탁을 줄이는 방향을 구체적으로 검토한다.

일본 총무성은 이달 5일 라인 이용자 정보 51만 9000건 유출과 관련해 라인야후에 행정 지도를 내렸다. 총무성은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한 탓에 사이버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 등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했다.

외형상으론 라인야후가 위탁사인 네이버를 관리·감독하는 게 맞지만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대주주임을 고려할 때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네이버는 2011년 라인 서비스 개시 당시 운영사의 모회사였다. 이후 현재까지 라인 일부 시스템의 개발·운용·보수를 위탁받아 수행 중이다.
총무성은 행정지도를 내릴 때 라인야후 일본 측 주주인 소프트뱅크 측에 '자본 관여를 더욱 강하게 하라'는 구두 요청도 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현지 업계에선 소프트뱅크가 추가 출자를 하거나 네이버 보유 지분 일부를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기를 바란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라인야후 지분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출자해 세운 A홀딩스가 65%를 보유하고 있다. NHK는 라인야후가 소프트뱅크,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협의도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라인은 일본의 '국민 메신저'다. 월 1회 이상 이용자만 9600만 명에 달하는데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해외사업 역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모바일 메신저 수요와 맞물리며 빠르게 성장했다.

앞서 라인야후는 지난해 11월 "라인 이용자와 거래처, 종업원 등 개인 정보 44만 건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관계 회사인 한국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서 제3자의 부정한 접근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조사에서 개인 정보 7만 9000여건이 추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피해 규모가 늘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