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국 동맹 약화 노린다…유엔 대북패널 종료도 그 일환"

해외

뉴스1,

2024년 4월 19일, 오전 01:12

러시아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동맹국들의 결속력을 약화하는 일에 착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패널의 활동이 14년 만에 사실상 종료된 것도 그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WP는 러시아가 지난해 3월 공개한 '외교정책 구상'의 기밀 부록 문서를 입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문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비우호국가 연합'에 대항해 러시아가 공세적인 정보 캠페인과 군사·정치·무역·정보 심리 등의 영역에서 다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문서는 "우리는 비우호적인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한 접근 방식을 계속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의 적을 약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처 개발을 목표로 그들의 대내외 정책에서 취약점을 찾는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전문 학자는 WP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미국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며 "이는 중동과 동북아, 아프리카 대륙, 라틴아메리카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안보 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모스크바의 독립국가연합연구소의 블라디미르 자리킨 부소장은 지난해 2월 러시아 외교부에 제출한 정책 제안서에서 "러시아는 미국 내 고립주의 우익 세력의 집권을 촉진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자리킨은 또 "남미 국가들을 불안정하게 하고, 극우와 극좌 세력의 집권을 촉진하고, 미국의 경제적 압력에 정당들을 지원해 유럽 국가들의 자주성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WP는 러시아의 이 같은 기밀 부록 문서가 공개된 외교 문서보다 훨씬 거칠고 직설적인 언어를 사용한다고 분석했다.

이 문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가 미래 세계 질서의 윤곽을 어느 정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때 러시아 최대 석유 재벌이었던 러시아 반체제 인사 미하일 호도르콥스키는 "러시아가 미국의 약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는 미국에 최대한 많은 문제를 일으키려고 노력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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