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소송' 정부 참고인 기후대사 "2018년까지 탄소배출 증가 실망"

사회

뉴스1,

2024년 4월 24일, 오후 01:17

유연철 전 기후변화대사(유엔글로벌콤팩트 사무총장)가 24일 서울 종로구 H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리월드포럼2024 '탄소중립시대, 에너지 혁신과 상생의 길을 열다'에서 기조 발표를 하고 있다. 2024.4.24/뉴스1
다음달 헌법재판소 기후소송 추가 공개변론에서 정부측 참고인으로 나설 유연철 전 기후변화대사가 24일 "온실가스 총배출량이 2018년까지 증가했던 것은 실망스럽다"면서 "향후 온실가스 감축은 패턴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기후소송 첫 공개변론에서 정부가 제시한 탄소중립기본계획보다 적극적인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유 전 대사는 다음달 21일 이같은 내용 요지를 헌재에서 밝힐 예정이다.

유엔글로벌콤팩트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유 전 대사는 이날 SDX재단이 '탄소중립시대, 에너지 혁신과 상생의 길을 열다'를 주제로 연 리월드포럼에서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감축 경로에 따른 탄소배출량 추이 비교© 뉴스1

적극적인 감축경로 설정은 전날 헌재 첫 변론기일에도 쟁점이 됐다.

기후소송 청구인 측은 초반에 온실가스를 크게 감축하는 '오목한 경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구인 측이병주 법무법인 디라이트 대표변호사는 "기술적인 한계가 아니라 정부의 의지 문제"라며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따른) '볼록한 경로'는 이번 정부 임기 하에서는 탄소배출량을 소극적으로 감축하고, 나머지 목표 달성을 차기 정부로 넘기는 것"이라고 했다.

청구인 측 참고인으로 나온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성적이 안 좋은 학생이 매일 공부해서 10~20점 올리는 건 대단히 쉽지만 90점이 된 뒤에 1~2점 올리는 건 어렵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환경부장관과 국무조정실장을 대리한정부법무공단은 "기술 개발과 상용화 등으로 기후위기 대응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는데 시차가 발생하므로 온실가스 감축량이 볼록한 경로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양쪽 입장이 갈린 상태에서 유 전 대사의 발언이 주목되는 이유다.

유 전 대사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해서는 "국토가 협소해 잠재력에 제약이 있다"면서도 "재생에너지 확대와, 이를 위한 행정 절차 간소화가 요구된다"고 했다.

또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소형모듈원자로(SMR)나 융합 발전 등 중간단계가 있으나 재생에너지로 가는 게 최종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무탄소 전원'으로 밀고 있는 원자력 발전 확대와는 다소 거리를 둔 발언이다.

유 전 대사는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배출권 가격이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은 최고 100유로(한화 약 14만 6000원)를 넘었으나, 한국 시장 가격은 2022년 3만 원대까지 치솟았다가 현재 1만 원을 밑돌고 있다.

유 전 대사는 "배출권 가격이 낮을 경우 낮은 만큼 유럽에 내야 하기 때문에, 국내 배출권 가격을 높이고 추가 납부분은 국내 기후대응 기금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국내 지원을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바뀔 때마다 배출권 거래제에 대한 기조가 바뀌고 있다"며 "지속성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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