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16년간 영업이익률 고작 1.8%…비정유사업은 11%

경제

뉴스1,

2024년 4월 26일, 오전 09:38

서울 시내 주유소© News1 김민지 기자
국내 정유 4사(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의 수익성은 석유화학·윤활유 등 비정유 사업을 크게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석유 제품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대비 크게 오르지 않았고 환율과 에너지 시황 변동성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26일 한국자원경제학회에 따르면 정유 4사의 지난 2007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70조 원, 29조 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8%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석유화학·윤활유 등의 비정유 부문의 매출액은 231조 원, 영업이익은 25조4000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1%다.

정유업계 실적은 다른 업종보다 환율과 에너지 시황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부침이 심하다. 일반적으로 고유가는 재고 이익 증가와 정제마진 개선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수요가 위축되면 고유가 시기라도 정제마진은 하락한다. 반대로 유가가 급락하더라도 수요가 증가하면 정제마진은 개선된다.

특히 석유 제품 가격 인상이 최대한 억제됐다. 지난해 기준 휘발유와 경유의 세전 소비자 가격은 리터당 각각 936원과 1083원이다. 2008년과 비교하면 9.5%, 9.6% 올랐다. 같은 일반용 전기요금과 일반용-동절기 도시가스 도매가격의 인상률은 무려 76.8%, 31.0%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36.6%)과 비교해도 국내 석유제품 가격 인상 폭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가격 정책은 정유사의 원가 압박으로 작용했다. 국내 정유사의 마진(매출-매출원가)은 선진국 수치를 크게 밑돌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 직면했던 지난 2021년 한국의 석유산업 평균 마진은 7%였다. 반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G7 경우 21%, 19%에 달했다. 개별 국가로 보면 미국은 31%, 일본은 27%였다.

정유사는 고유가·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이달 한국경제인협회가 내놓은 '국제유가 충격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이란 양국이 국지전을 전개할 경우 국제유가는 97.5달러로 오르고, 4분기 국내 물가 역시 3.37%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정유사의 영업이익은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석유 제품 가격의 상승률은 전반적인 물가와 다른 에너지원과 비교하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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