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부통령 후보 월즈-밴스 TV토론…중동·경제·이민 충돌(종합)

해외

뉴스1,

2024년 10월 02일, 오후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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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국가 권력 서열 2위에 오를 수 있는 부통령 후보들이 1일(현지시간) TV토론에서 중동 확전 위기, 경제, 낙태, 이민 등 주요 이슈를 두고 한 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60)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40, 오하이오)은 이날 뉴욕시 CBS방송센터에서 열린 TV토론에서 90여 분간 혈전을 치렀다.

대선의 주연은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고, 부통령 후보들이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그럼에도 이날 토론은 초박빙 판세 속에 치러지는 올해 미국 대선과 관련한 토론으로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여느 부통령 후보 토론 때보다도 높은 관심 속에 열렸다.

'이스라엘, 이란 선제공격 지지할 것인가' 두 후보 모두 즉답 피해
CBS 저녁 뉴스 앵커인 노라 오도넬, CBS 대담 프로그램 진행자인 마거릿 브레넌이 진행한 이날 TV토론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을 지지할 것이냐?'라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미국 동부 현지시간으로 밤 9시에 열린 이날 토론에 앞서 이란은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했으며, 미국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를 지원했다.

월즈 주지사와 밴스 상원의원은 모두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다.

월즈는 해리스 부통령의 안정적인 리더십을 강조한 뒤 화살을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돌려 그의 재임 기간 이란과의 핵 합의 논의 대열에서 이탈했다고 지적했다. 월즈는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리더십 때문에 이란은 전보다 핵무기에 가까워졌다"고 지적했다.

밴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동안 효과적인 억지력으로 안정을 가져왔다고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는 사람들이 미국을 두려워하려면 힘을 통한 평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했다"라고 강조했다.

밴스는 이란이 현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에서 1000억 달러가 넘는 동결 자산을 돌려받았다고 지적하며 "이란이 그 돈을 어디에다 썼겠느냐. 그 어느 때보다 핵무기에 가까워진 것은 현 정부 때"라고 받아쳤다.



"해리스, 느슨한 국경 정책이 문제 키워" vs "트럼프, 인간 악마화"

두 사람은 이민자 문제를 놓고서는 격렬하게 맞붙었다.

밴스 의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 해리스 부통령 조합 행정부가 느슨한 국경 보안 정책을 펴는 바람에 마약이 미국에 대거 유입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경 정책을 다시 시행하고, 국경 장벽을 건설하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즈는 밴스가 '아이티 이민자들이 이웃의 반려동물을 몰래 잡아가 먹었다'는 주장을 했던 것을 거론하며 "다른 인간을 비인간화하고 악마화하는 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격했다.

특히 아이티 이민자들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주제로 토론하는 동안에는 사회자의 통제를 따르지 않으면서까지 발언하려고 하면서 마이크가 끊겼다.

해당 주제에 대해 주어진 시간이 지났음에도 밴스가 이에 대해 반박에 나서고 월즈도 다시 발언하는 등 상황이 격화하자 CBS는 혼란스러운 대화를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마이크를 차단했다.

낙태권에 있어서 월즈는 여성의 낙태권이 "기본적인 인권이자, 건강 관리에 관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해리스와 월즈가 낙태를 지지한다는 밴스의 비난에 월즈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여성을 지지하고 그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밴스는 공화당이 낙태권 문제로 많은 미국인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인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훨씬 더 잘해야 한다"고 했다.



증세 vs 감세, 중산층 표심 향방은
중산층 표심을 놓고 치열한 정책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경제 분야에서도 두 사람은 상반된 성격의 정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는 '재정적자 확대 없이 어떻게 경제 정책을 실현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월즈는 부자증세, 법인세 인상이라는 카드를 강조했고 공화당의 VD 밴스는 감세와 관세를 통해 미국의 더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월즈는 주택과 처방약 비용을 낮추고 300만 채 신규주택을 건설하며 중소기업에 대한 5만 달러 세액 공제와 6000달러의 자녀 세액 공제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은 초고소득층과 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어 월즈는 공화당의 관세 부과 계획이 '20% 소비세'라고 공격하며 결국 다시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밴스는 해리스의 경제 공약의 실행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밴스는 자녀 세금공제 등에 대해 "솔직히 말해서 꽤 괜찮은 것 같다"면서도 해리스의 경제 플랫폼을 부통령 재임 3년 동안 구현하는 데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고물가로 청구서 지불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생활비 위기는 트럼프 2기 임기 첫날에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보안 강화 vs 총기 규제가 해법…허리케인 대응 두고 신경전도

총기 규제에서도 두 사람은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밴스는 학교 총격 사건과 관련해 언급하면서 "유일한 해답은 학교를 강화하는 것이다. 잠금장치를 비롯해 문을 더 튼튼하게 만들고 학교 관련 담당관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즈는 총기 자체의 규제에 무게를 뒀다. 그는 위험 인물의 총기를 일시 압류하는 '레드 플래그' 법과 총기 구매자 신원 조회 강화 등의 총기 관련 규제 강화가 해법이라고 반박했다.

밴스는 월즈가 자기 아들이 총기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하자 "몰랐다"면서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미국 동남부를 휩쓴 허리케인 '헐린'을 두고도 두 사람은 신경전을 벌였다.

앞서 트럼프가 허리케인 피해에 대한 연방 정부의 대응이 미흡하고 공화당 소속 주지사 지역은 상대적으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가운데 밴스는 "가능한 한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강력하고 공격적인 연방 차원의 대응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월즈는 "허리케인과 같은 재난을 복구하는 데 있어 주지사는 당파성을 따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월즈는 '거짓말 논란'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의 천안문 민주화 운동 당시 홍콩에 있었다는 자신의 과거 발언을 두고 여러 증거와 함께 사실상 거짓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 "그해 여름에 중국에 갔었는데 내가 잘못 말했다"면서도 "나는 천안문 운동이 진행 중일 때 홍콩과 중국에 있었다"고 했다.

두 사람은 중서부 '흙수저' 출신이라는 점과 이번 대선에서 발탁에 가까운 부통령 후보자 지명을 받아 전국 무대에는 처음 데뷔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정치적 성향과 사회 경력에서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며 이날 토론에서도 이를 재확인했다.

한편, 대통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TV토론에서 한차례 맞붙었는데, 선거일(11월 5일) 이전 토론은 확정된 게 없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날 열린 부통령 후보 간 토론이 2024년 미국 대선 관련 마지막 토론이 될 가능성이 높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