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CBS 주최 토론회에 참석한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화면으로 보여지고 있다.(사진=로이터)
토론회는 CBS뉴스 주관으로 뉴욕 방송센터에서 밤 9시부터 약 90분간에 걸쳐 진행됐다. 토론 당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던 만큼 첫 질문은 중동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월즈 주지사는 “이란의 공격은 격퇴됐고, (이스라엘과) 연합은 강력하다”며 “외교 정책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가진 안정된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월즈 주지사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대리세력에 맞서 이스라엘과 계속 협력하는 것을 지지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과 그 대리인들의 확장은 미국이 중동에서 안정적인 리더십을 갖기 위해 절대적으로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이 아닌 이스라엘을 잘못 언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미 언론들은 짚었다.
◇이민자 문제 날선 공방…마이크 꺼지기도
월즈 주지사는 자신이 최종결정권자라면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을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밴스 의원 역시 ”우리 동맹국들이 악당들과 싸우는 곳이라면 어디든 우리는 그들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란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은 해리스가 있는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큰 분쟁을 피한 마지막 시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했던 4년간”이라며 “트럼프는 미국을 두려워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힘에 의한 평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설파했다.
이민자 문제에서는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밴스 후보는 “해리스가 펜타닐(합성마약)을 우리 공동체에 기록적 수준으로 반입시켰다”며 “도널드 트럼프의 국경 정책을 재시행하고 국경 장벽을 건설하고, 불법이민자 추방을 다시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가장 먼저 추방해야 할 사람은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미국은 트럼프 국경 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에는 불법체류 외국인이 2000만, 2500만 명이나 있다”고 주장했다.
월즈 주지사는 “해리스 부통령은 과거 미국 최대 주이자 접경 주인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으로서 이번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국경을 넘나드는 인신매매, 마약 거래 등을 기소한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 전 정권이 내세운 ‘국경장벽’은 2% 이하밖에 건설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반대로 좌초된 바이든 행정부의 포괄적 국경통제 강화 법안을 집권시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1일(현지시간)미국 뉴욕에서 CBS가 주최한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과 토론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민 관련 토론을 하던 중 CBS 사회자가 처음으로 부통령 후보들의 마이크를 끊기도 했다. 사회자가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려고 하자 밴스 후보가 아이티 이민자들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이민 가석방 프로그램의 합법성에 대해 비판했고, 월즈 후보가 중간에 끼어들자 조치에 나선 것이다.
허리케인 피해 관련 질문에서는 두 후보 모두 당파를 떠나 피해 복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기후변화에 대해선 정반대 진단을 내놨다.
월즈 주지사는 “기후변화는 현실”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기후변화 문제를 ‘사기’라고 언급했다는 점을 끄집어내며 비판했다. 밴스 의원은 “기후변화의 답은 미국에서 더 많은 에너지 생산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회자가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했던 트럼프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낙태 문제에서도 설전이 벌어졌다. 월즈 주지사는 밴스 의원을 향해 이번 대선 캠페인 기간 유행어가 된 “네 일이나 신경 써라(Mind your own bisiness)”를 반복해서 발언했다. 낙태 문제에서 개인의 선택에 대한 권리를 존중하고 정부나 다른 사람들이 여성의 몸에 대한 결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의미다.
그는 낙태를 위해 조지아주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로 운전하다 사망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며 “이 여성이 낙태 권리가 보호되는 조지아주에 살았다면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일침을 가했다.
◇과거 발언 공격도 주거니 받거니
밴스 의원은 “연방 차원에서 부분적인 낙태 금지가 시행되고 있다”며 “민주당이 매우 급진적인 낙태 찬성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누구도 이를 없애려고 하지 않길 바란다”고 반격했다.
밴스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 정책에 대해 미국은 큰 나라이고 다양하며, 캘리포니아와 조지아는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이 문제를 처리하는 올바른 방법은 유권자들이 결정을 내려 개별 주에서 낙태 정책을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즈 주지사와 밴스 의원은 과거 발언에 대한 공격도 주고 받았다. 월즈 주지사는 과거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 천안문 사태 당시 홍콩에 있었다는 발언을 두고 거짓말 이력 논란이 일어난 것에 대해 “내가 잘못 말했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그는 이 문제에 해명하면서 자신이 “수사적 표현을 한 것”이라며 자신을 “멍청이(knuckhead)”이라고 말하며 고개 숙였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통령 TV토론회가 시작하기도 전 CBS 뉴스 진행자인 마가렛 브레넌과 노라 오도넬을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두 젊은 앵커는 극도로 편향됐다”고 주장했다.
CNN은 “CBS 앵커에 대한 비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ABC 뉴스를 비난하며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토론에서 ABC 뉴스의 사회자들이 자신에게 편향됐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