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도는 34%, 민주당은 36%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2024년 12월 3주 차 발표)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3주 사이 10%포인트(p) 상승했고 민주당은 12%p 하락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현 정부 출범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국민의힘과 두 배가량 격차를 벌렸던 민주당 지지도가 3주 만에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복귀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보수층이 결집하는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곧 정상화될 것이라고 받아쳤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전날 "보수층이 정당한 콘텐츠나 내용으로 결집하는 것이 아니다. 부정선거 음모, 중국 배후설 등 가짜 뉴스로 결집이 이뤄지는 걸로 예상된다"며 "그렇게 유지되는 결집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중도층의 이탈은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중도층 이탈의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상황을 빨리 타개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이 현 상황을 수습할 능력이 있는지 지켜보고 있는데 정리가 되지 않으며 실망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내에서는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등 탄핵 남발로 인한 불안감 상승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실패 실망감 △잇단 무리수와 막말 논란 △탄핵소추안 사유에서 내란죄 철회 등이 중도층의 반감을 샀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에 국정 안정을 바랐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최근 당 차원 여론조사에서 '탄핵이 우선인지 국정 안정이 우선인지' 물었는데 별로 차이가 없었다"며 "탄핵에 반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현재 상황이 피곤하고 힘드니 빨리 국정 안정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국민들에게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도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봤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경제와 안보가 중요한 상황에서 무리한 탄핵을 남발해 국민의힘에 반사이익을 주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특히 중도층 입장에서는 빠른 국정 정상화를 기대했는데 그러지 못하니 '준비가 안 됐다'며 기대를 접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민심이 흔들리자 민주당 내에선 친명(친이재명)계 중진 의원들이 나서며 반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문제 등 과도하게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절제하고 전략적 인내를 통해 더 큰 위험으로 가지 않게끔 관리해나가는 게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전날 기자들을 만나 "국회의 다수당인 민주당이 현 국면을 해결하고 국정 안정과 경제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이는 데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조수사본부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이 민주당 지지율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 체포에 성공할 경우 국정 안정을 바라는 여론에 부응하며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삼을 수 있겠지만 이번에도 실패할 경우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6.3%였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