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곡 아니잖아" 이루마 곡 '무단 변형' 출판사, 2000만원 배상

사회

뉴스1,

2025년 1월 11일, 오전 08:00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이루마. © News1 권현진 기자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이루마가 원곡을 무단 변형한 악보 출판사로부터 2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받게 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 9일 이 씨가 음악 출판물 업체 대표 A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항소 기각 결정을 확정했다.

이 씨는 2021년 5월 "A 씨가 무단으로 곡 내용·형식을 변형한 악보를 악보집에 실어 판매하는 등 '동일성 유지권'을 침해했다"며 5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동일성 유지권은 저작자가 자기 저작물이 본래 모습대로 활용되도록 유지할 수 있는 권리다.

A 씨는 저작권 협회로부터 저작물 사용 승인을 받았고 학생이나 일반 동호인도 쉽게 연주할 수 있도록 일부 난해한 부분만 편곡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씨가 해당 곡을 연주할 때마다 변주했기 때문에 '절대적 원본'이 존재하지 않았고, 지난 6~7년간 악보집 판매 인지세를 받았으면서도 아무런 이의제기가 없어 편곡을 묵시적으로 동의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1심은 "A 씨가 이 씨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씨에게 명시적 허락을 받지 않았으므로 동일성 유지권을 침해한 점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독자 수준에 맞춰 연주하기 쉽도록 편곡하는 것을 승인받았다거나 이 씨가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이 씨가 변주를 통해 변형을 많이 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며 "수년간 인지세를 받으면서 아무런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씨가 편곡에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판단했다.

A 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은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판결을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판결에 상고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절차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