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TV 가격 또 오르나” 트럼프 관세 직격탄 현실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2월 04일, 오후 08:0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폭탄’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시장 내 중국산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TV 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에 수입되는 디스플레이 관련 중국산 완제품의 80%가 관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TV의 경우 멕시코를 통해 수입되는 물량이 많아 멕시코에서 부과하는 25%의 관세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중국과 한국 모두 가격 인상 압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멕시코에 대한 새로운 관세가 부과되면,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TV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북미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4년 북미 TV 시장에서 한국의 매출 비중은 48%, 중국은 27%로 집계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화질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반면, 중국의 TCL, 하이센스 등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출처=카운터포인트리서치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1조3000억 위안 규모의 보조금 지급 계획을 발표했으며, 일부는 TV와 스마트폰 같은 내구 소비재에 대한 보상판매 보조금으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중국 제조사들은 미국 내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대응이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효과를 약화시킬 경우, 국제적인 관세 전쟁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

TV 제조사들은 우선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초기 관세 폭탄에 대응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하이센스는 유럽에서 생산된 제품을, TCL은 유럽과 동남아시아의 생산 거점을 활용해 미국 시장에 공급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국 업체들은 멕시코 관세 인상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럽과 동남아시아 생산 물량을 늘리거나, 미국 내 직접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이제혁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유럽과 동남아시아에서 생산 물량을 늘려 대응하더라도,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TV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 정책은 협상의 카드로 사용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변동성이 큰 정책 변화를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테크놀로지, 미디어, 텔레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리서치 기관으로, 애플과 같은 주요 제조사의 실적과 시장 전망 데이터 및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