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명성황후’ 공연의 한 장면(사진=에이콤)
‘명성황후’는 지난해 12월 대구와 부산에서 30주년 기념 공연이자 22번째 시즌의 포문을 열었으며, 지난달 2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서울 공연의 막을 올렸다.
윤호진 예술감독은 4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한 프레스콜에서 “30주년을 맞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앞으로 작품이 더 발전해서 100년, 200년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1976년부터 연극 연출가로 활동한 윤호진 예술감독은 1982년 연수차 찾은 영국에서 관람한 ‘캣츠’에 매료됐고 이후 미국 뉴욕대학교 대학원 공연학과에 입학해 뮤지컬을 공부했다. ‘명성황후’는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뒤 그가 처음으로 제작한 창작 뮤지컬이다.

뮤지컬 ‘명성황후’ 공연의 한 장면(사진=에이콤)
당초 ‘명성황후’는 대사 없이 김희갑 작곡가와 양인자 작사가가 협력해 완성한 50여 곡의 넘버 가사로만 이야기를 펼쳐내는 ‘성스루’(sung-through) 뮤지컬이었는데 25주년 기념 공연 때 대본을 수정해 드라마적 요소를 추가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극의 서사를 한층 더 세심하게 다듬는 과정을 거쳤다. 안재승 연출은 “작품의 오리지널리티를 훼손하지 않은 범위에서 수정을 진행했다”며 “주요 등장인물의 갈등 요소를 강화하고 지난 시즌 때 축소했던 대원군의 넘버를 되살리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대 연출은 LED 대신 영상 프로젝터를 활용하는 등 아날로그적 질감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대해 안재승 연출은 무대에 오르는 배우가 지닌 힘을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뮤지컬 ‘명성황후’ 공연의 한 장면(사진=에이콤)
신영숙은 “그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의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는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차지연은 “견고하고 웅장한 성과 같은 작품에 합류하게 돼 영광”이라며 “명성황후의 자애롭고 따듯한 면모를 그려낼 것”이라고 했다.

뮤지컬 ‘명성황후’ 공연의 한 장면(사진=에이콤)

뮤지컬 ‘명성황후’ 공연의 한 장면(사진=에이콤)
이들 중 손준호는 명성황후 역의 김소현과 실제 부부 사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손준호는 “역사적 기록을 찾아보면서 고종이 명성황후를 정말 사랑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나 같은 것이란 생각으로 그 마음을 잘 표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소현은 “남편과 같은 무대에 오르게 돼 감사하다. 평상시에도 서로 작품에 대한 조언을 해줄 수 있어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명성황후’ 서울 공연은 오는 3월 30일까지 이어진다.
프레스콜 말미에 윤호진 예술감독은 탄핵 정국 속 역사를 다룬 작품을 올리는 소감을 묻자 “‘명성황후’가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