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버닝필드' 공연 장면(극단 한양레퍼토리 제공)
2019년 초연한 '버닝필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1년도 창작산실-올해의 레퍼토리로 선정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올해는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작으로 뽑혀 관객과 다시 만난다.
'버닝필드'는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가 재난을 어떻게 마주하고 받아들이는지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또한 소방관들을 '영웅'이 아닌 '인간'으로 조명하며, 불길과 맞서 싸울 때 직면하는 두려움과 희생, 선택의 순간을 담담하면서도 강렬하게 풀어낸다.
이 작품에서 탐사보도 전문기자 정진우는 소방관인 아버지 정진철의 실종 사건에 감춰진 이야기를 정신과 의사에게 털어놓는다. 2019년 대형 산불이 강원도를 덮쳤을 때 아버지가 사라졌던 것. 정진우는 강원도로 향하고 아버지의 실종이 단순한 사고가 아닐 수도 있음을 깨닫는다.
'버닝필드'는 이머시브 연극(immersive theater). 전통적인 공연 방식을 벗어나 관객이 직접 무대를 돌아다니며 이야기에 참여하는 연극 형식을 뜻한다. 관객의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장면과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연극의 특징이다.
이에 따라 '버닝필드'는 관객들에게 아날로그 무전기를 지급하고, 배우들 대사와 현장의 급박한 상황을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즉 관객은 무전기를 들고 소방관들의 일상을 따라가거나 위기의 순간을 직접 목격하면서 극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아버지 '정진철' 역에는 서정식, 아들 '정진우' 역엔 오경주·허영손이 캐스팅됐다. '소방관' 역으로 송용진 박강원 신준일 김유림 등이 출연한다.
작·연출은 우종희가 맡는다. 우종희 연출은 "이 작품은 내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했다"며 "소방공무원이었던 아버지를 보며 자랐고, 어릴 적부터 몸에 뱄던 매캐한 그을음 냄새와 잿가루가 이 작품의 중요한 모티브가 됐다"고 전했다.
연극 '버닝필드'는 오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공연된다.

연극 '버닝필드' 공식 포스터(극단 한양레퍼토리 제공)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