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현지시간)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인용한 중국 반도체 리서치 회사 치노(CINNO)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 나우라 테크놀로지(베이팡화창)는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장비업체 시장에서 매출 6위를 기록했다. 나우라는 지난 2023년 8위를 기록해 처음으로 업계 상위 10위권 내에 진입했는데, 1년 만에 두 계단을 뛰어오른 것이다.
네덜란드 ASML이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매출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과 램 리서치가 그 뒤를 이었다. 10위권 내 기업 중 중국 기업은 나우라가 유일했다. 상위 10개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의 지난해 총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11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나우라의 부상은 미국이 대중(對中)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기술에 대한 자립자강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을 반영한다고 SCMP는 평했다.
나우라는 지난 1월 지난해 총 매출이 제품 혁신과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라 전년 대비 25~44% 늘어난 276억~318억위안(약 5조5400억~6조3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3~53% 증가해 최대 59억5000만위안(약 1조1949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나우라는 지난해 12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140개 여타 기업과 함께 미국 산업안보국(BIS)가 지정한 제재 대상 기업 목록(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에 올라 장비 수출이 제한됐다. 당시 나우라는 이 상황이 회사의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1월엔 미국 상무부가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를 한국 등 20개 동맹국 및 파트너에는 제한 없이 판매하고, 나머지 대다수 국가에 한도를 설정하는 신규 수출 통제를 발표하기도 했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AI 칩과 관련 기술이 중국 기업에 수출되는 것을 차단하는 조치다.
한편 미국 정부의 압박에도 중국은 여전히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주요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ASML은 이달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올해 베이징에 있는 ‘재사용 및 수리 센터’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본토는 ASML의 가장 큰 시장으로 2024년 총 매출의 36.1%를 차지해 처음으로 대만을 추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