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 종합시장점의 사무실 공간 모습 (사진=무신사)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원스톱’ 패키지
13일 오전 찾은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종합시장점은 패션 브랜드 운영에 필요한 모든 공간을 갖추고 있었다. 동대문종합시장 4층에 총 4628㎡(1400평) 규모로 사무실, 패킹존, 재봉실, 촬영 스튜디오 등이 자리했다. 김희라 무신사스튜디오팀 매니저는 “원단, 디자인 등 생산 업체 입주 문의가 이어지는 중”이라며 “현재 20%가량 입주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디자인과 생산에 초점을 둔 특화 공간이 경쟁력이다. 워크룸은 샘플과 완제품 검사를 할 수 있는 전용 검수대 15개를 갖췄다. 패킹존에서는 동시에 30명이 상품 포장 배송 물류 작업을 할 수 있다. 재봉실 역시 최신식으로 꾸몄다. 썬스타 브랜드의 최신 재봉틀 4대와 페가수스 브랜드의 오버록 1대, 판다리미 2기 등이 갖춰져 있다. 이를 통해 소량 생산 작업도 병행할 수 있다.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 종합시장점의 재봉실 내부 모습 (사진=한전진 기자)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 종합시장점의 25인 사무실. 평화시장이 바로 내려다 보인다. (사진=한전진 기자)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종합시장점의 최대 강점은 입지다. 원단, 부자재 구매부터 생산까지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김 매니저는 “종합시장 3층에는 800개 이상 원단 업체와 5층에는 500여개 액세서리 부자재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면서 “샘플 제작부터 판매 등 유통 과정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입지”라고 설명했다.
인근에는 무신사 스튜디오 1호점인 동대문점이 있다. 현대시티아울렛 12~13층에 자리했다. 무신사가 동대문 지역에 추가 공유 오피스를 연 것은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동대문점은 기본적으로 판매 채널들이 가까워 패션 브랜드 업체들이 대다수다. 반면 동대문종합시장점의 타깃은 생산과 디자인 업체들이다. 시장을 이원화해 공간적인 효율을 더욱 높였다는 이야기다.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 종합시장점의 라운지 모습 (사진=무신사)
동대문종합시장 현대화라는 의미도 깊다. 동대문종합시장은 1970년 6000평 규모의 단일 시장으로 출범했다. 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이후 50년의 시간이 흘렀다. 인프라와 인력이 노후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 패션 산업의 급성장으로 그 위상마저 위협받고 있다.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한국 패션 산업의 메카를 되살려 K패션의 중흥을 이끌겠다는 것이 조 대표의 의지다.
실제로 무신사 스튜디오는 K패션 브랜드의 요람으로 자리 잡고 있다. ‘디스이즈네버댓’, ‘클로니’, ‘커버낫’ 등 7년간 300여개 이상 브랜드가 무신사 스튜디오를 사용했다. 특히 최근 떠오르는 곳은 ‘본봄’이다. 이곳은 영국 유학파 출신 조본봄 디자이너가 전개 중인 여성 패션 브랜드다. 지난 2024 대한민국 패션대상에서 K패션 오디션 챌린지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무신사는 현재 입주 기업의 월평균 절감 금액이 500만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사진=한전진 기자)
무신사는 향후 수도권 이외 지역에도 무신사 스튜디오 확대를 구상 중이다. 김 매니저는 “무신사 스튜디오는 수익을 위한 사업보다도 한국 패션 생태계 활성화라는 장기적 안목에서 진행하는 투자와 같다”며 “신진 브랜드와 영세 중소 패션 업체와의 상생을 위한 사명감이 바탕”이라고 했다. 이어 “패션 공유 오피스 수요가 있다면 지방에서도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