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을 지낸 권영진 당선인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 때만 되면 영남에 와서 표 달라고 애걸복걸하고, 무슨 문제만 생기면 영남 탓을 한다"며 "참 경우도 없고 모욕적"이라고 썼다.
앞서 전날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은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가 끝난 후 혁신위 성격의 비대위원회를 주장하면서 "영남당 중심의 한계, 대통령과 당, 지도부에게 할 말을 못 하는 구조 역시 문제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권 당선인은 윤 의원을 겨냥해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은 수도권 출신 중진의원으로서 지난 2년 동안 무엇을 하셨느냐"고 했다. 그는 "이번 총선 참패는 수도권에서 102대 19, 충청권에서 21대 6으로 완패했기 때문"이라며 "수도권과 충청에서의 패배가 왜 영남 탓이냐"고 반문했다.
또한 "그나마 TK(대구·경북)에서 25석 전석을 석권하고 부산·울산·경남에서 6석을 제외하고 34석을 얻어서 개헌 저지선이라도 지킬 수 있었다"며 "영남마저 갈라치기 당했거나 패했으면 국민의힘과 보수당은 괴멸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영남권의 지지를 바탕으로 수도권에서의 세 확대가 총선 승리의 공식이었지만 실패하면서 내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254개 전체 지역구에 후보를 냈지만 정작 수도권과 충청권 등 외연 확장을 위한 전략이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되레 운동권 심판론 등은 영남권 등의 집토끼를 잡을 수 있지만 중도층으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 결과, 영남에선 다수 의석을 확보했지만 수도권 등에선 참패하면서 서로를 향한 불만이 뒤늦게 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출마자를 중심으로 '영남의 정서를 기준으로 해선 수도권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면서 새 지도부 구성에서도 수도권 중심으로 당을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당내 '영남 갈등'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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