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 전문 헤지펀드의 경고…"금리인하는 증시폭락 신호"

해외

뉴스1,

2024년 4월 23일, 오후 03:36

미국 금융 중심 뉴욕 월가는 금리 인하를 오매불망 고대하지만 금리인하는 시장붕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강력한 성장을 보여주는 지표를 최대한 활용하라는 조언도 더해졌다.

'블랙스완' 이벤트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헤지펀드 유니버사의 마크 스피츠나겔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설립자가 이 같은 경고와 조언을 내놓았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피츠나겔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희망하는 것을 신중하게 다뤄야 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금리인하를 희망하지만 금리인하는 경제상황이 악화해 시장에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때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은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비둘기파적이어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경제가 침체로 돌아서는 것이 분명할 때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시장이 폭락할 때 (연준은) 당황한 나머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스피츠나겔은 미국 경제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계속되는 이른바 '무착륙' 시나리오에 진입했다는 평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더 높은 금리는 결국 인류 역사상 최대 신용 거품을 터뜨릴 것"이라며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기대하는 경제가 높은 금리에도 계속해서 강하게 성장하는 무착륙은 환상이라는 얘기다.

스피츠나겔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수년간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쌓인 과잉 유동성이 아직 경제에서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 경제는 저금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무착륙처럼 보이는 현상은 "금리를 재설정할 때 나타나는 지연효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피츠나겔은 연준이 경제를 해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는 시장의 희망을 언급하며 지금처럼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환경을 활용하라고 충고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끝나기 전에 훨씬 더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피츠나겔의 견해는 월가에서 널리 통용되는 대세는 아니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스피츠나겔이 설립한 헤지펀드 유니버사는 운용자금 160억달러로 예측불가하지만 시장장변동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 '블랙스완' 이벤트라는 발생가능성이 희박한 꼬리위험을 주로 다룬다.

유니버사와 같은 펀드는 신용 디폴트 스왑, 스톡옵션 및 기타 파생상품을 사용하여 심각한 시장 변동성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유니버사를 포함한 일부 펀드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시장을 뒤흔들었던 극심한 변동성 장세에서 큰 수익을 올렸다. 극단적 상황에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전망도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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