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손 뻗는 알리, '무신사·W컨셉·지그재그' 투자 제안 거절 당해

경제

뉴스1,

2024년 4월 24일, 오후 03:00

중국 e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 알리바바그룹이 'K-패션'에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국내 주요 패션 플랫폼에 투자를 제안하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무신사, W컨셉,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 국내 주요 패션 플랫폼에 투자를 제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 플랫폼은 모두 알리바바의 투자 제안을 거절했다. 중국으로 정보가 공유되고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업계에서는 투자사가 희망할 경우 거래액을 비롯해 주요 입점 브랜드 정보, 고객 주문 정보 등을 포함한 KPI(핵심성과지표)를 제공하는 내용의 조건부 계약을 맺는 경우가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되면 추후 알리가 에이블리를 통해 한국 고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패션 스타일 등의 민감한 정보를 살펴보거나 유의미한 영업 데이터를 들여다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신사, W컨셉, 지그재그 등은 당장 투자가 급하지 않다는 것도 거절 이유로 꼽힌다. 이들 플랫폼은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있다. 무신사의 경우 시리즈C 투자를 받은 곳이 KKR, 웰링턴 등 미국 기반 회사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하지만 최근 4년간 누적 적자가 2000억 원에 달하는 등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에이블리는 알리바바그룹의 투자 유치를 받아들일 움직임이다.

강석훈 대표가 이끄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의 1000억 원 규모 투자 유치를 두고 협상 중이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현재 시리즈C 라운드로 2조 원대 밸류를 인정받고 2000억 원 규모로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라며 "검토하고 있는 복수 기관 중 알리바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알리바바는 에이블리의 기업 가치를 9000억 원대로 평가해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블리는 동대문 기반 보세 소호 패션몰을 입점시켜 거래를 중개하는 패션 플랫폼이다.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400만 명을 웃돈다.

지난해 매출은 25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2020년 526억 원과 비교해 3년 만에 4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3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패션 시장이 그렇게 큰 시장이 아니어서 알리바바그룹이 매력적인 투자자는 아니다"며 "돈이 급하지 않은 이상 '차이나 머니' 수요는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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