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무역제재 피하려 베트남·멕시코 '꼼수 수출' 두 배 늘렸다

경제

뉴스1,

2024년 5월 06일, 오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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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의 무역 제재를 피하기 위해 베트남과 멕시코를 경유하는 '우회수출' 규모를 크게 늘렸다는 조사 결과가 6일 나왔다. 미국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국의 우회수출에 철퇴를 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베트남·멕시코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중국의 대(對)미국 우회수출 추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중국의 베트남·멕시코를 통한 대미국 우회수출은 규모가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 전인 2018년보다 각각 두 배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베트남을 경유하는 대미 우회수출은 2018년 15억7000만 달러에서 2022년 30억2000만 달러로 1.92배 증가했다. 멕시코를 통하는 대미 우회수출은 2018년 53억 달러에서 2022년 105억5000만 달러로 1.99배 늘었다.

보고서는 중국의 베트남 경유 대미수출이 통상법 301조 대중 관세 및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이 시행된 2019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산업별로는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 타깃인 중국 신장 지역의 주력 생산 품목(섬유·금속가공·전기광학장비)의 우회수출 규모가 크게 늘었다.

중국의 멕시코 경유 대미수출 증가 품목은 전기광학장비, 펄프 및 종이, 운송장비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이는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USMCA)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USMCA 및 IRA가 북미지역 생산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구조인 만큼 중국 기업의 멕시코 생산기지 건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제공)

중국의 베트남과 멕시코를 이용한 '꼼수 수출'은 미국의 수입 동향에서도 드러났다. 미국이 지난 2019년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 결과, 해당 품목에 대한 대중국 수입은 2017년 3209억 달러에서 2023년 2335억 달러로 27.2% 감소하고, 수입의존도는 7.5%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멕시코 수입(2873억 달러→4430억 달러)은 1,557억 달러 증가하며 증감액 기준 1위를 기록했다. 대베트남 수입 역시 연평균 12.7% 성장하며 평균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김나율 무협 연구원은 "대선을 앞둔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우회수출 제재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베트남과 멕시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중국 우회수출이 증가한 품목과 관련된 미국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중간재의 미국 수입 기준 충족 여부 검토 및 관련 입증 자료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