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상의 2기'엔 반기업정서 완화 추진…美대선 누가 돼도 '큰일'은 안나"

경제

뉴스1,

2024년 5월 06일, 오후 12:00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대중이 갖고 있는) 기업과 경제계에 대한 반기업 정서를 완화하거나 개선하고 싶다"며 "'나도 경제활동을 할 거야, 기업을 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대한상의 회장 연임 후 첫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갖고 '2기 회장 임기 동안 꼭 이뤄내고 싶은 성과'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대한상의는 지난 3월 총회를 열고 최 회장을 제 25대 회장으로 만장일치 추대했다. 대한상의 회장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2021년 대한상의를 이끌기 시작한 최 회장은 2027년 3월까지 대한상의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최 회장이 1기 때 역점을 뒀던 사업은 소통 플랫폼 활성화와 신기업정신협의회(ERT)다. 그는 "1기 때에는 (해당 사업들에 대한) 테스트 성격이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좀 더 집중해볼 것"이라고 했다.

소통 플랫폼은 경제·사회 이슈에 대해 기업인뿐만 아니라 국민 누구나 의견을 제안하고, 공감을 얻으면 대한상의가 정부·국회에 건의하거나 자체 사업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개방형 의견수렴 공간이다. 지난 2022년 출범한 ERT는 기업이 쌓아온 다양한 기술과 문화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을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하는 협의체다.

2기에는 외교 플랫폼도 구축한다. 대한상의가 지난달 30일 정부·경제계·주한대사·주한외국상의·외국인투자기업 등을 초청해 글로벌 경제교류의 장을 만든 게 대표적이다.

최 회장은 "현재 한국은 커다란 시장과 교류하는 게 내셔널리즘 영향으로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기존 수출 모델이 잘 통하지 않는 만큼 성장을 이끌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고 그 시장이 작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끌어모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교 플랫폼을 통해) 100여 개가 넘는 나라들과 함께 네트워킹하고 그 협력 관계를 유지·발전시킨 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미국 대선 결과가 한국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최 회장은 "미국 대선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한국 간 관계의 근간을 흔들 만큼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믿지는 않는다. '당장 큰일났다' 이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바꿀 수 있는 부분과 바꾸지 못할 부분이 존재하며,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하려고 해도 미국 의회가 같이 따라가지 않는 이상 법을 바꾸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과정 중에서는 누군가는 증폭된 메시지를 내기 때문에 너무 일희일비할 것은 아니다"며 "꾸준히 미국과 대화하면서 풀어야 할 문제나 장기적으로 협력해야 할 사안을 잘 끌고 가는 게 가장 좋은 답"이라고 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미국의 중국 제재 강화 속 우리나라와 중국 간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장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난 저 고객이 싫어'라고 드러내는 것은 기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수출도, 경제협력도 많이 해야 하는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중국은 중요한 고객이자 판매처·협력처"라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오는 9월 중국에서 1.5트랙 고위급 회담을 갖는다. 중국 측이 초청한 자리로 양국 대표 기업인과 정부 인사들이 참여한다.

최 회장은 "(중국과도) 상당히 차가운 이성과 계산을 토대로 합리적인 관계를 잘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저희는 이걸 감정적으로 나타낼 문제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은 혼자 살 수 있는 경제적 바탕이나 모델을 갖고 있지 않다"며 "그러다 보니 호혜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데 노력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22대 총선 결과가 좀 더 강화된 '여소야대'로 마무리되면서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원래도 여소야대였기 때문에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와 상관 없이 저성장 등 안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을 (국회도) 모색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게 기본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 충분히 했던 기조대로 가면 대한민국은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에 퀘스처닝(의심을 가져야) 할 때"라며 "제 개인적인 의견은 그동안 효과가 있었던 게 별로 없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뭔가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사람들은 코스트(대가)에 상관 없이 무조건 달성하려고만 한다"며 "경제적으로 어떤 임팩트를 줄지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부분도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kjh7@news1.kr